A사는 과거 기업 인수 후 통합 작업에 실패했던 사례들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1998년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독일 다임러벤츠의 케이스가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다임러의 기술력이 크라이슬러에 흘러들고, 크라이슬러의 빠르고 효율적인 경영 전략이 다임러에 스며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두 회사간 문화적 차이가 모든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다임러벤츠는 독일식 기업문화, 예컨대 규칙적이고 규율을 강조하는 문화였다. 반면 크라이슬러는 직원들의 자율을 존중해주는 유연한 조직 문화가 베어 있었다. 그런데도 합병 주체인 다임러는 크라이슬러의 모든 조직을 통제하려 들었고, 그럴수록 크라이슬러 직원들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성과도 추락했다. 크라이슬러의 우수한 인재들이 좌천되거나 해고됐고, 이를 본 경영진과 기술 인력들이 잇달아 회사를 떠났다.

한편 사례의 A사가 피인수 기업 때문에 소송을 당한 것은 그만큼 피인수 기업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는 이야기다. 1989년 콜롬비아 영화사를 인수한 소니가 비슷한 케이스다. 당시 소니는 유명 프로듀서였던 피터 구버와 존 피터스를 경영진으로 영입하기 위해 두 사람이 공동 경영하던 회사인 구버-피터스 엔터테인먼트 자체를 2억 달러에 사들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미 워너브러더스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있었던 것이 뒤늦게 드러났고, 소니는 결국 이 문제 해결에 5억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또 A사가 유망한 회사인 B사를 사들이고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은 인수 후 새로운 사업 분야에 맞는 운영 프로세스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981년 미국 최대 부동산 회사인 콜드웰 뱅커와 증권사 딘 위터 레이놀즈를 사들인 미국의 유통업체 시어스로벅도 마찬가지였다. 시어스는 전국에 수 많은 소매 유통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금융 서비스를 위해 별도의 점포를 낼 필요가 없다고 믿었다. 그래서 금융 서비스 창구를 스포츠용품 코너 같은 복잡한 장소에 설치했다. 하지만 금융 소비자들의 심리를 읽지 못한 실책이었다. 결국 유통과 금융의 합병 시너지는커녕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시어스는 1988년 금융사업 부문을 다시 팔아 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