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내부) 서비스로의 연결보다는 좀 더 빠르고 쉬운 검색환경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런 환경을 위해서 검색창영역, 검색분류영역, 검색결과영역의 확실한 분리는 필수조건이었습니다. 대부분 사용자들이 아직도 통합검색 전체 화면을 모두 스캐닝 하는(훑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검색 분류 탭과 각종 정렬보기 옵션 등을 지금 보다 더 적극 사용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 값을 좀 더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한주희 NHN 검색 UI랩 팀장

▲검색 상단 변경 전과 변경 후

NHN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http://www.naver.com)가 지난 8일 통합검색 결과 사용자 인터페이스(이하 UI) 개편을 단행했다. 단순한 일개 검색엔진의 변화 이상을 의미한다. 검색 시장점유율 70~80%인 네이버로서는 전체 인터넷 사용 패턴에 절대적인 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에서 네이버는 “‘검색결과’와 ‘디자인 요소’를 효율적으로 분리해 검색 속도를 향상시키고, 검색 페이지의 UI를 개선해 가독성과 시인성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검색결과 화면 상-하단에 네이버 그린 윈도를 적용, 검색창의 주목도를 강화하고 검색 결과에서 블로그, 카페 등 네이버의 다른 영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훨씬 더 단순해지고 전체 소스코드 구성이 우수해졌다" "웹 표준 준수에 더 가까워졌다"는 등 일부 마니아들이 평가와 달리, 몇몇 네티즌은 "어색하고 불편하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는 개편 이후 지금까지 하루에도 수십 건씩 "촌스럽다" "예전 것이 더 편리하다" "너무 휑하다(텅 비어있는 느낌이다)" "구글 따라 하기다" 며 항의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개편을 맡는 핵심 담당자는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한주희 NHN 검색 UI랩 팀장과 단독 서면 인터뷰를 통해 네이버 검색 개편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봤다.

▲검색 결과는 변동폭에서 고정폭으로 바뀌었다.

한주희 팀장은 “네이버는 서비스 개설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UI를 개선해왔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검색화면의 변화를 인지 할 수 정도의 개편은 2005년 12월 이후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색은 다른 서비스와는 달리 UI 변경에 대해서 사용자들이 많이 예민하기 때문에 텍스트 하나 버튼 하나 변경에 많은 고민과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이번 개편은 데이터베이스(DB) 중심이라기보다는 UI와 디자인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에서 네이버가 내세우는 것은 '새로 정리된 검색화면'에 '녹색 윈도 검색창 부각' 두 가지다. 특히 디자인 요소와 검색 결과를 분리하는 작업을 단행했다. 레이아웃을 위한 마크업을 테이블(table) 기반에서 DIV 기반으로 제작한 것이다.

웹 표준 코딩을 하게 되면 구조(html)와 표현(CSS)이 분리돼 보다 명확한 문서구조(시멘틱 웹)를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문서구조는 CSS를 지원하지 않는 장치(시각장애인 리더 등)에서도 올바르게 정보를 전달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는 특히 “웹 표준 구현을 통해 첫 페이지 코드 용량이 줄어, 트래픽 감소 및 속도 개선이 가능해졌다”며 “문서구조 수정 없이도 다양한 디자인을 CSS만으로 제어할 수 있어 디자이너의 창의력이 높아지고 개발 리소스도 절감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팀장은 또 “이번 개편은 웹 표준을 기본으로 하되 주목표와 목적은 모든 사용자 사용성과 접근성의 최적점을 찾는 것으로, 무조건적인 웹 표준은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네이버는 검색 UI의 핵심인 ‘가독성’과 ‘시인성’을 개선하기 위해 글꼴 이외에 블릿 아이콘 등의 디자인 요소들을 정리하고, 좌우 스캐닝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검색결과 폭에 변화를 줬다.

▲검색 선택메뉴 변경 전과 변경 후

네이버는 전체 개편에 앞서 10월 22일~25일, 11월 1일~4일 두 차례에 걸쳐 전체사용자 중 로그인사용자 중 일부를 대상으로 사용자 체험 과정(버킷테스트)을 진행했다. 한팀장은 “1차 때는 지금 개편의 모습보다 더 빠르고 가벼운 단순 검색화면을 테스트 했다”며 “상단 검색창 검색버튼을 기준으로 좀 더 많은 변화에 대한 테스트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테스트 결과 사용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미묘한 변화에 대한 반응이 의외로 많았다”며 “녹색을 많이 배제하고 진행했던 1차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된 2차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활용이나 나열’보다는 ‘검색’ 쪽에 매우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질문에 한팀장은 “네이버 검색결과 화면에서 사용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얼마나 쉽게 빨리 잘 찾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내부) 서비스로의 연결보다는 좀 더 빠르고 쉬운 검색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역설했다.

그는 “검색창영역, 검색분류영역, 검색결과영역의 확실한 분리가 필요했다”며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아직도 통합검색 전체 화면을 모두 훑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검색 분류 탭과 각종 정렬보기 선택메뉴 등을 지금 보다 더 적극 사용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 값을 좀 더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첫 페이지 승부 위주인 통합 검색의 사용 습관을 검색 탭이나 검색옵션 활용 쪽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가도록 한 전략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미지 검색 상세보기 변경 전과 변경 후

두꺼운 녹색 테두리가 두드러지는 '검색 쿼리 창(일명 네이버 그린 윈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인터넷=검색, 검색=네이버라는 이미지를 형상화함으로써 무형으로 존재하는 검색의 대표 이미지를 아이콘으로 진화시킨 비주얼 브랜딩의 첫걸음"이라며 "이 첫걸음이 주요 매체들을 통해 인지도가 확대됐고, 따라서 검색개편에 기본 검색창 대신 그린윈도를 적용하게 됐다"고 해석했다.

웹 표준 구현에 대한 질문에 한 팀장은 "NHN에서 제작되는 모든 html 개발 산출물은 크로스 브라우징(다중 웹브라우저에서 동작 가능한 환경)이 필수"라며 "웹 표준을 근간으로 사용자에 대한 접근성 및 사용성 그리고 제작자 입장에서의 최적화 등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는 html 기술에 대한 전파 와 공유를 목적으로 팀 내 정보축적 및 공유를 목적으로 제작된 사이트를 외부에 공개(http://html.nhndesign.com)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