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야심작 아이폰이 사실상 완전 무장해제 당했다. AT&T 휴대폰망을 우회해 PDA 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반쪽 해킹이 아니라 전체 휴대폰 시스템이 AT&T 휴대폰 망에서 분리돼 버린 것이다. 그것도 24일(현지시각) 두 차례나 동시에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AT&T 전용망만을 독점 사용하도록 한 애플과 AT&T의 기술적 밀월 관계가 두 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해커들은 이날 동영상을 통해 미국 휴대전화 서비스 업체 ‘T모바일’의 SIM(Subscriber Identity Module) 카드를 직접 삽입해 전화 통화가 가능한 것을 증명했다.

지난달 초 세계적인 해커 '존 레흐 요한슨(Jon Lech Johansen)'이 자신의 공식 블로그(http://nanocr.eu)에서 "아이폰을 등록하지 않고도 휴대폰 망을 우회해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며 "휴대전화 기능은 (당연히) 동작하지 않지만, 아이팟이나 무선 랜 기능은 정상 동작 한다"고 밝힌 이후 약 두 달 만의 성과다.

◆아이폰 해킹 ,어떻게 진화했나

아이폰 해킹의 핵심은 크게 두가지다. 일단 아이폰은 아이튠즈 및 AT&T 휴대폰 망에 등록해 ‘활성화(Activation)’를 하지 않으면 기기 전체를 완전히 사용할 수 없다. 그런데 이를 무력화하는 기술은 출시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공개돼 버렸다.

그러나 여전히 오직 AT&T 휴대전화망을 사용하도록 하는 SIM 카드 락인 기술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SIM 카드 정보를 동일하게 복제하는 방식으로는 가능하다는 정보가 흘러 나왔지만 명확하지는 않다. 특히 AT&T 휴대전화 서비스의 품질 불만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해커들의 집중 공격 대상으로 손꼽혀 왔다.

24일 AP 통신 및 미국 뉴저지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뉴저지에 살고 있는 17세 조지 핫츠(George Hotz)군은 AT&T 전용 서비스인 아이폰을 해킹해 T모바일 연결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23일 자신의 블로그(http://iphonejtag.blogspot.com) 및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24일 인터넷 IT 매체가 공개한 전화인터뷰 전문에서 “지난달 29일 친구와 함께 아이폰을 구매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아이폰 해킹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한 자료에는 간단한 납땜 작업 및 소프트웨어 해킹이 함께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해커 그룹인 '아이폰SIM프리(iPhoneSIMfree.com, http://www.iphonesimfree.com )' 역시 24일 해외 IT매체 인가제트(Engadget)를 통해 아이폰 SIM 카드 해킹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이들은 동영상에서 T모바일 휴대폰망에 연결 된 실제 아이폰을 들고 나와 정상 동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인가제트는 이 글에서 “6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지난 달 말 아이폰 출시 이후 지금까지 쉬지 않고 아이폰 해킹을 시도했다”며 “언제 일반 사용자들에게 구체적인 해킹 방법을 공개할 지는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인가제트는 또 “(우리가 확인한 결과) 100% 해킹한 것이 확실하다”며 이들이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아이폰 해킹이 가능하지면 GSM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유럽 및 아시아 마니아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법적인 처벌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아이폰 휴대전화 잠금장치와 SIM 카드를 해킹한 것에 대해 위법한 행위인지 명확한 미국법 근거가 없는 탓이다.

한편,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는 방법이 알려진다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국내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국내에는 GSM이 아니라 CDMA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