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007년 홍보·광고 전략으로 ‘겸손’을 내걸었다.

삼성은 지난 24일 오전 전략기획실 주최로 약 30개 계열사 홍보 담당 임원과 간부 등 128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찬(朝餐) 모임을 갖고 2007년 그룹의 홍보 방향을 논의했다. 그동안 삼성에서 계열사 홍보 담당자 간 비공식적 모임은 있었지만, 전략기획실 차원에서 홍보 담당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방향을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올해 삼성경제연구소 출신의 윤순봉 부사장이 전략기획실 홍보팀장에 새로 취임한 이후 그룹 홍보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삼성전자 등 삼성 주요 계열사 실적이 부진해 홍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태다.

이 자리에서 윤 부사장은 “강한 목소리 대신 부드러운 이미지의 홍보를 하자”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실제로 잘한 것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되지, 불필요하게 미사여구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 홍보·광고가 너무 강한 이미지만을 강조한 측면이 없지 않았는데 그게 오히려 국민들한테는 부정적으로 보이는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전략기획실은 올해 홍보 방향으로 ‘겸손’을 제시했다. 5월초 새로 시작하는 신문·방송 광고에 ‘고맙습니다’ ‘당신 덕분에’ 식의 광고 카피도 집어넣을 예정이다. 국민들에게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홍보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 같은 현안 외에 12월 내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건희 회장의 취임 2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