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닷컴 사업부가 퇴출위기에 있다.

네이트닷컴은 외형상 업계 3위의 포털이지만 뉴스, 검색 등의 핵심 사업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조직규모가 축소됐고, 그동안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연이어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얼마 전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를 인수하고 포털 사업 부문을 강화하면서 이러한 퇴출설에 힘을 싣고 있다. 또한 유무선 통합 포털이라는 장점 역시 희석됐다.

KTF가 기존 '매직앤'에서 'SHOW'로 브랜드를 바꾸고 3G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모회사인 SK텔레콤 역시 3G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기존 2G 이미지를 갖고있는 네이트닷컴이라는 브랜드가 더이상 매력적이지 못하다.

네이트닷컴은 포털의 기본 서비스인 뉴스, 콘텐츠, 커머스 등이 사업부로 분리됐다. 얼마 전에는 네이트닷컴 사업부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검색엔진 '써치플러스' 마저 실패하는 등 악재가 지속되면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네이트닷컴은 '써치플러스' 실패 이후 엠파스의 열린검색 서비스를 탑재하며 포털사이트의 가장 큰 부분인 검색분야를 엠파스 측에 넘긴 상황이다.

◇맏형에서 천덕꾸러기로

네이트닷컴의 출발은 '넷츠고(netsgo)'란 PC통신 서비스에서 시작한다. SK텔레콤은 2002년 6월 라이코스 코리아(Lycos)를 인수하고, 10월 포털 네이트닷컴(nate.com)을 선보였다. 곧이어 11월에는 넷츠고와 라이코스를 합친 법인 SK커뮤니케이션즈를 출범시켰고, 12월 라이코스와 네이트닷컴 사이트를 통합해 네이트닷컴을 포털서비스로 정식 오픈했다. 네이트닷컴을 포함한 싸이월드, 이글루스, 이투스, 엠파스 등 SK커뮤니케이션의 여러 사업부문 가운데 맏형인 셈.

이후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는 미니홈피 서비스 '싸이월드'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다. 2004년에는 1000억원대 매출 돌파와 100억원의 순수익을 올리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때부터 SK컴니케이션즈의 맏형인 네이트닷컴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게 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 내의 뛰어난 인재와 서비스 인프라가 싸이월드로 몰리면서 네이트닷컴의 경쟁력이 줄어든 것. 네이트닷컴은 싸이월드의 트래픽을 끌어 안고 있기 때문에 페이지뷰나 방문자수 등에서 업계 3위로 성장했지만 이는 외부적인 수치일 뿐 내부 인력과 서비스는 점차 축소되거나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최대 규모 사업본부에서 일개 사업부 전락

이는 SK커뮤니케이션즈 조직의 변화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4년 초 SK커뮤니케이션즈의 대표이사로 유현오 사장이 부임할 당시 이 회사는 네이트닷컴(본부장- 상무, 6개팀), 싸이월드(상무, 3개팀), 네이트온(상무, 4개팀) 등으로 구성됐다. 또한 회사 홈페이지의 연혁 부문에서도 네이트닷컴의 활동내용은 점차 줄어들게 됐다. 당시 네이트닷컴은 뉴스, 콘텐츠, 검색TF 등이 포함된 주력 사업본부이자 가장 큰 규모였다.

이후 싸이월드의 폭발적 성장세에 따라 사업부 전체 규모도 늘어났지만 2005년 들어 네이트닷컴은 팀 조직면에서 싸이월드에 역전되며 급기야 5개 팀으로 조직이 크게 축소된다.

반면 싸이월드는 상무, 4그룹 14개팀으로 최대조직으로 부상하고, 네이트닷컴이 갖고 있던 뉴스, 검색, 커머스 사업부는 신설 임시 조직인 포털본부(이사-3사업부 7개팀)로 이전된다. 포털의 주요 서비스라 할 수 있는 뉴스, 검색, 커머스 등 사업부가 신설 조직으로 이탈하면서 네이트닷컴은 사업본부에서 사업부로 조직이 줄어들면서 결국 회사 내에서 가장 적은 조직으로 전락했다.

◇검색 등 새로운 프로젝트의 연이은 실패

새로운 서비스와 프로젝트도 부진을 면치 못하게 됐다. 네이트닷컴은 2005년 블로그 서비스 '통(Tong)'과 게시판서비스 ‘톡톡’ 등을 선보였으나 큰 반향을 못 일으켰다. 본부 내 유일한 신규 프로젝트였던 '미니채널'을 오픈했으나 이도 마찬가지. 그나마 비교적 호응을 얻은 '통' 서비스 마저 지난해 9월 독립 사업부로 빠져나가게 됐으며 싸이월드 사업본부가 새로운 블로그 서비스인 홈2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그 위상이 더욱 줄었다.

무엇보다 야심차게 개발한 검색엔진 써치플러스의 실패는 네이트닷컴 사업부의 위상을 크게 흔들리게 했다. 써치플러스는 네이트닷컴이 1년 간 공 들여 만든 검색 서비스. 하지만 오픈 첫날부터 장애가 발생하고, 검색 결과가 미비하다는 평을 받는 등 시장 진입에 실패, 결국 SK커뮤니케이션즈는 검색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해 6월 엠파스의 지분을 인수하는 강수를 두게 됐다.

올해에 접어들면서 사정은 크게 나빠졌다. 본부에서 사업부로 지위가 격하되고, 2005년 250여명의 인원도 현재 30여명으로 줄어들게 된 것. 심지어 지난해 12월말 조직개편 때에는 네이트닷컴 사업부만 유일하게 본사빌딩인 임광빌딩 신관에서 나가게 됐다. 현재 네이트닷컴 사업부는 서대문구 미근동 임광빌딩 신관 바로 옆 건물인 임광빌딩 구관에 있다.

◇SK컴즈, 네이트닷컴 퇴출 부인

이에 대해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닷컴의 퇴출은 절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사업본부가 사업부가 된 것은 격상.격하의 차원이 아니"라며 "회사 구조 상 시너지가 나는 방향으로 바뀌는 과정일 뿐이며 싸이월드는 각 부서별 연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본부 형식으로 묶인 것이고, 네이트닷컴은 각 팀별로 움직일 수 있는 별도 개념이기 때문에 조직 효율을 위해 분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써치플러스에 대해 SK커뮤니케이션은 "검색 사업에서 써치플러스의 실패는 인정하지만 SK커뮤니케이션즈-엠파스-코난 3사가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며 차후 써치플러스의 특징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네이트닷컴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로 재기를 꿈꾸고 있다"며 "향후 상황에 따라 회사가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당장 네이트닷컴 사업부를 구조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트닷컴 사업부만이 옆 건물에 따로 떨어진 것에 대해 "현재 사용하는 건물의 수용 인원이 초과해 옆건물로 기술본부와 네이트닷컴 사업부를 옮긴 것일 뿐"이라며 "다음주께 네이트닷컴 사업부는 다시 신관 빌딩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네이트닷컴 사업부가 분해됐어도 기존 구성원들은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고 각 팀 별로 기존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네이트닷컴의 퇴출 위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SK커뮤니케이션의 모회사인 SK텔레콤 역시 "네이트닷컴은 유무선 통합포털로서 SK텔레콤과 결합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최근 몇 개 사업이 네티즌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터넷 서비스에서 출시한 서비스가 성공하는 사례는 적기 마련이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네이트닷컴의 퇴출을 결정할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