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시장은 그동안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 강국인 미국·유럽·일본이 주도해왔다. 우리나라도 인터넷과 결합된 ‘서비스 로봇’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무기로 선진국의 뒤를 맹렬히 쫓아가고 있다.

가정·오락·교육용 등으로 활용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은 가정마다 보급될 수 있어 시장이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도 지난 1월 미국 과학 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한 칼럼에서 “로봇산업이 차세대 핵심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이 향후 PC처럼 각 가정에 보급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국제로봇연맹(IFR)은 세계 로봇시장이 2020년 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때가 되면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 시장규모가 거의 대등해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족이 서비스 로봇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속 로봇은‘아이로비’로 사람과 대화하면서 교육-기상-뉴스 콘텐트를 제공할 수 있다. 유진로봇 제공

◆로봇, PC처럼 각 가정에 보급된다

서비스 로봇의 상용화 분야는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이 경쟁하는 구도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연구는 활발하지만, 상업화에서는 한 발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략은 발달된 인터넷을 이용한 유비쿼터스(ubiquitous·‘언제 어디서나’라는 뜻) 지능형 로봇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유비쿼터스 로봇 자체는 움직이고 정보를 표시하는 등의 기본적 기능만 갖고 있다. 로봇의 머리 역할은 인터넷망에 연결된 외부 대형 컴퓨터가 대신한다. 따라서 날씨 정보를 물으면 로봇은 인터넷을 통해 외부 컴퓨터가 제공하는 기상정보를 받아서 사람에게 전달한다. 인터넷에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외부에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비쿼터스’란 말이 쓰였다. 네트워크에 연결됐다고 해서 ‘네트워크 기반 로봇’으로도 불린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각종 서비스용 로봇 개발을 마치고, 올 하반기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부에서는 우리나라의 로봇산업이 2013년 총생산 30조원, 수출 200억 달러, 고용 10만 명 규모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경쟁자는 일본

로봇시장 세계 1위인 일본도 2004년부터 우리의 유비쿼터스 로봇 개념과 비슷한 ‘네트워크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혼다와 소니·도시바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지능형 로봇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일본 총무성은 오는 2013년 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독립형 로봇 판매 시장을 3조5000억엔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로봇 기술 특허 분야에서는 일본의 소니·마쓰시타·혼다, 한국의 삼성·LG전자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소니는 일본·미국·유럽 특허등록 1위이며, 한국에선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에서 2위, 일본에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2위 로봇 생산국인 미국은 상용화보다 근본적으로 인간에 가까운 로봇 지능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사람의 행동과 말을 통해 스스로 학습을 하는 MIT대의 코그(Cog)나 키스멧(kismet)이 대표적 예. 미국은 대학이나 연구소 차원의 기초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언제든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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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네트워크) 로봇 : 인터넷을 통해 외부 컴퓨터에서 정보를 받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