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나인포유의 기술 이사 윤석찬입니다. 오늘은 마크업언어를 통해 웹으로 그림을 그리고 주고 받는 기술에 대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몇년간 눈부시게 발전한 웹기술 덕분에 우리는 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표현하는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생소하기만 했던 HTML같은 마크업언어들이 친근한 도구로 다가왔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환경을 거의 웹환경에 흡사한 OS로 만들어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워드나 아래한글 문서들도 HTML문서로 표현하여 웹으로 볼 수 있게 됐으니까요.

특히 최근에는 마크업언어를 만들어 낼 수있는 XML의 등장으로 보다 많은 데이터형식을 웹으로 표현하려는 노력들이 계속해서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1998년 부터 1년간 저는 XML 등의 표준을 제정하는 국제 기구 W3C(http://w3c.org)의 SVG(Scalable Vector Graphics)라는 그래픽 워킹그룹에 참가하여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W3C 그래픽 워킹 그룹 체험기

고등학교 시절에 벡터(Vector)라고 하면 크기만 가진 스칼라(Scalar)의 반대 개념으로 크기와 방향을 갖춘 것이라고 배우신 기억이 나실 겁니다. 그래픽에서, 즉 이미지프로세싱 관점에서 벡터의 의미는 확대/축소를 통해서도 변형되거나 깨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흔히 우리가 접하는 PDF나 포스트스크립트 같은 것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이와 반대의 의미로 래스터(Raster)라는 것은 JPG나 GIF처럼 픽셀(Pixel)단위로 그림을 표현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우리가 파워포인트나 PDF로 만든 화일은 확대축소를 해도 깨어지지 않지만 JPG나 TIF 같은 이미지는 깨어지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SVG 워킹그룹은 그동안 PDF, PS, WMF, CGM, 파워포인트, 비지오 등 다양한 벡터 그래픽 문서들이 각기 다른 어플리케이션에서 저작되고, 인터넷에서도 별도의 뷰어(Viewer)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단점을 줄이고자 인터넷 상의 업체 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저는 GIS 데이터의 인터넷매핑(Internet Mapping)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아주 도움이 되었습니다.

SVG 주요 멤버는 역시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 어도비, 비지오 등 벡터크래픽의 선두 회사의 기술개발 담당자들이 참여했습니다. W3C의 목적은 유사한 단체인 IETF와 비교했을 때, 보다 상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여기에 참여하는 이유는, 벡터그래픽 표준이 없는 상태에서 그동안 소프트웨어 개발과 배포 그리고 여타 업체의 문서변환 등 많은 비용적요소를 웹환경에서 한방에 날려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아크로뱃에서 제작된 PDF를 SVG로 변환하고 이것을 다시 파워포인트에서 읽을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웹에서 보여지는 것은 말할 나위 없으며, 앞으로 아크로뱃리더나 고스트뷰어가 필요없게 된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SVG는 인터넷 시장 다크호스 될 듯

다시 말하면 인터넷 사용자들이 지금의 HTML에디터를 쓰듯이 포토샵을 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쉽게 벡터그래픽을 저작하고 배포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분기별 오프라인 미팅과 매주 있는 텔레컨퍼런스를 통해 SVG 그룹원들은 XML을 SVG의 근간이 되는 기술로 채택했으며, 이전에 제안된 PGML이나 VML 같은 제안서를 기초로 수년간 계속해서 개발안을 손질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어도비와 페인트샵으로 유명한 JASC 등이 개발안을 기초로한 프로그램 구현에 나서고 있습니다.

SVG는 아직 완벽히 다듬어진 표준안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벡터그래픽에 관심이 많은 국내 그래픽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나 GIS 관련 회사들이 빨리 눈을 돌려 그 시장성을 보아야 할 때 입니다. XML은 그 응용성이 무궁무진하며 가장 성공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SVG는 앞으로 인터넷 기술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전망입니다.

◆그래픽 아닌 메모장에서 그림 쓰고 읽는 시대 온다

인터넷 사용자들도 SVG는 기본적으로 XML의 문법을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마크업 언어만 간단히 익히면 선이나 사각형 같은 도형을 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외 그래디에이션이나 복잡한 선구조 등 다양한 벡터그래픽적 요소들이 모두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이제 얼마되지 않으면 그래픽 프로그램이 아닌 메모장에서 그림을 쓰고 읽는 시대가 오게 됩니다. 물론 복잡한 벡터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도구들이 도움을 주게 되겠지만 말이죠. 테이블 태그를 쉽게 쓰듯 라인 태그가 쓰여지는 날이 곧 올것입니다.

/IT클럽리포터 윤석찬 channy@nine4u.com



◆참고사이트

SVG 홈페이지 : www.w3.org/Graphics/SVG/Overview.htm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