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와 한국기계연구원 공동 연구진이 3D 반도체 소자를 구현할 수 있는 나노 인쇄 기술을 개발했다. /KAIST

국내 연구진이 곡면이나 신축성 기판 위에 3차원(3D) 나노 구조체를 인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주목받는 신축성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처럼 다양한 형태의 전자기기에 활용될 기술로 주목받는다.

박인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와 정준호 한국기계연구원(KIMM) 전략조정본부장이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곡면·신축성 반도체 소자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3D 나노구조체 인쇄 기술을 개발해 했다고 4일 밝혔다.

기계적 좌굴을 이용한 인쇄 방식은 얇은 곡면 형태의 복잡한 3D 형상을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으면서 제작된 구조체를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장점으로 차세대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기계적 좌굴은 긴 기둥을 압축해 형태를 만드는 방식으로, 간단한 공정으로도 미세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기계적 좌굴 기반의 3D 인쇄 기술은 2D 구조체 전사 공정의 불안정성과 나노구조체 설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마이크로 스케일보다 큰 3차원 구조체만 제작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신축성이 있는 2D 기판 위에서 물에 녹는 접착 필름으로 3D 구조를 인쇄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제작 비용이 비싸고, 인쇄 범위가 좁으며, 공정 신뢰성이 낮아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동 연구진은 신축성 기판 위에서 2D 나노구조체를 만들 수 있는 나노전사 인쇄 기술과 기판의 표면에서 좌굴로 만들어지는 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설계 기법을 개발해 3D 나노구조체 인쇄 기술을 개발해 이런 단점을 극복했다.

연구진은 공유 결합 기반의 나노 전사 인쇄 기술로 탄성중합체 기판 위에서 50㎚ 선폭을 갖는 금속·세라믹의 안정적인 전사를 구현했다. 또 기판에 미세한 패턴을 만들어 인쇄할 물질의 접착과 좌굴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좌굴에 의한 구조의 변화는 ‘변형 정도’ ‘방향성’ ‘모드’ 등 3가지 요소로 제어할 수 있게 해 예측 정확도도 높였다.

이번에 개발된 3D 나노구조체 인쇄 공정은 유독성·폭발성 가스 감지에 쓰이는 고성능 신축성 가스 센서를 만드는 데 활용됐다.

박인규 교수와 정준호 본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차세대 3D 나노구조체 인쇄 기술은 나노구조체 제작 공정의 본질적인 문제인 낮은 범용성·디자인 다양성, 대량 생산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반도체 소자를 포함한 다양한 나노 전자 소자 제작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난 2월 14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36302-9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 왼쪽부터 박인규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정준호 한국기계연구원 전략조정본부장, 안준성 KAIST 기계공학과 박사 후 연구원. /KA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