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pixabay

전 세계에서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왼손잡이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왼손잡이의 발달에 어떤 유전자가 관여하는지 그 배경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선 셈이다.

클라이드 프랭크스 네덜란드 막스 플랑크 심리언어학 연구소 교수 연구진은 왼손잡이의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와 유전적 변이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왼손잡이는 손을 제어하는 데 우뇌가 좌뇌보다 우세할 때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뇌 비대칭 현상은 생애 초기에 발생하는 만큼 유전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연구해 왔다. 2019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세포 골격을 구성하는 미세소관 관련 유전자의 변이가 왼손잡이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 유전자가 왼손잡이 형성 과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불분명했다.

연구진은 왼손잡이의 유전적 기초를 조사하기 위해 세계 최대의 유전학 정보 보관소인 영국 바이오뱅크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왼손잡이 3만8043명과 오른손잡이 31만3271명의 유전체를 살핀 결과, 미세소관을 구성하는 단백질인 ‘튜불린’ 정보를 담은 유전자 ‘인간 튜불린 베타-4B(TUBB4B)’가 왼손잡이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제 튜불린 관련 유전자에 희귀한 변형이 일어날 확률은 오른손잡이보다 왼손잡이에서 2.7배 높게 나타났다. 이 유전 변이로 인한 왼손잡이의 유전성은 1% 미만으로 낮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왼손잡이에서 나타나는 희귀한 유전적 변이의 역할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조현병과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자폐증과 관련된 유전자와 왼손잡이와의 연관 관계도 조사했다. 신경 발달 장애에서 왼손잡이의 비율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중 자폐증이나 조현병과 관련된 두 유전자인 ‘DSCAM’과 ‘FOXP1′이 왼손잡이와 관련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정확한 인과관계는 추가 분석을 통해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46277-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