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와 김은희 아임시스템 선임연구원. /DG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뇌 신경망이 손상된 위치로 들어가 신경돌기를 뻗어내 손상된 신경세포를 고치는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 향후 신경망과 세포치료제, 재생 의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수술을 위해 몸 밖으로 꺼낸 장기나 조직에 가져다 놓으면 신경망을 형성할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최근 병에 걸리거나 외상으로 손상된 신경세포 재생을 목적으로 한 세포치료제나 세포 전달 기술들이 여럿 개발되고 있다. 이 중에는 몸에 작은 상처만 낸 뒤 관을 삽입해 마이크로로봇을 몸속으로 넣어주는 ‘최소침습적 정밀 세포 전달’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난이도가 매우 높아 이론적 가능성만 검증된 상태였다.

최 교수 연구팀은 몸속 장기, 조직과 신경망을 실질적으로 고치는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 쥐의 뇌 조직에서 꺼낸 해마 일차 신경세포를 가공한 다음 자기장에 따라 움직이는 신경 마이크로로봇을 만들었다. 로봇 안에는 밖에서 자기장을 통해 원하는 위치로 옮기느 나노입자가 들어있어 로봇을 몸에 넣어도 밖에서 조종할 수 있다.

자성 신경 마이크로로봇이 해마 조직 절편과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과정. /DGIST 제공

연구팀은 자기장으로 로봇을 움직여 쥐 해마 조직으로 만든 절편(장기나 조직을 얇게 썰어서 고정시켜둔 실험용 재료)으로 이동시켰다. 이 상태에서 형광염색을 했더니 마이크로로봇에 들어있던 세포들과 쥐 해마 조직이 서로 신경돌기를 뻗으며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로봇이 스스로 신경세포를 뻗어 신체 조직과 스스로를 연결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연결된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한다는 것까지 확인했다. 미세전극칩을 통해 마이크로로봇이 뻗어낸 신경세포를 자극했더니 이와 연결된 쥐 해마 조직 절편에서 전기 신호가 감지됐다. 이렇게 연구팀은 마이크로로봇이 형성한 인공 신경망이 신경세포 전달체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까지 증명했다.

최 교수는 “전기 생리학적 분석법으로 마이크로로봇과 쥐 뇌 신경 조직이 기능적으로 연결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며 “이번 연구로 개발된 기술이 향후 신경질환 및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표적 정밀 치료의 검증을 위한 도구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지난달 15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Advanced Materials, DOI: https://doi.org/10.1002/adma.202208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