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한국뇌연구원 학생연구원(왼쪽)과 라종철 책임연구원. /한국뇌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뇌전증(간질)을 일으키는 원인들 중 하나인 ‘선상 피지선 모반 증후군’이 발병하는 과정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선상 피지선 모반 증후군은 피지를 분비하는 피지선에 이상이 생겨 피부에 모래알갱이처럼 작은 염증이 오돌토돌 나는 병이다.

라종철 한국뇌연구원 감각·운동시스템 연구그룹 책임연구원과 백승태 포스텍(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7일 선상 피지선 모반 증후군의 신경병리적 발병기전을 처음 규명했다고 밝혔다.

선상 피지선 모반 증후군은 희귀신경질환으로 뇌전증, 발달장애와 같은 난치성 뇌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여태껏 자세한 발병 과정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공동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의 뇌 안에서 신경세포(뉴런)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신경 흥분, 억제가 불균형한 상태에 이르는 것이 선상 피지선 모반 증후군에 의한 뇌전증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성장 중인 실험용 생쥐 뇌에 신경세포 증후군과 관련된 단백질 돌연변이 유전자(KRASG12V)를 넣고 변화를 관찰했다. 그러자 돌연변이 유전자를 주입한 흥분성 뉴런은 정상보다 과도하게 흥분했다. 반면 억제성 뉴런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 결과 신경 흥분, 억제가 불균형해지면서 피지선 모반 증후군이 발병하는 징후를 발견했다.

라 연구원은 “피지선 모반 증후군에서 보이는 뇌전증, 이소증 및 국소피질이형증 등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의 치료제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향후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Cell)의 온라인 자매지인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1월 14일자로 게재됐다.

참고자료

Cell Reports, DOI: https://doi.org/10.1016/j.celrep.2023.11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