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입학정원 수요조사 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21일 내년 입시부터 적게는 2100명, 많게는 2800명 넘게 증원해 달라는 의과대학 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늦어도 내년 1월 초에는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한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까지 의학교육점검반 등을 통해 권역별 간담회와 현장점검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12월 말, 늦어도 내년 1월 초까지는 총증원 규모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복지부가 발표한 것은 40개 대학 증원 수요를 단순 취합한 것이다. 각 의대의 개별 수요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권역별 조사 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 의대 정원 수요 조사 결과 발표 일정이 미뤄진 이유에 대해서도 속 시원한 대답은 없었다. 복지부는 “수요조사 결과 공개를 원치 않는 대학이 있었다”고만 설명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를 맡은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과의 일문일답.

-의대 증원 규모 최종 결정은 언제 하게 되나.

“(의대 입학 정원 증원 규모가) 2025학년도 입시에 반영되게 하려면 복지부는 12월 말, 늦어도 1월 초까지는 결정할 계획이다. 그 이후에 교육부가 그다음 절차를 밟게 된다. 복지부가 전체 의대정원의 수요, 규모를 파악해서 교육부에 총입학정원을 통보하면, 교육부가 학교별로 배정 계획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정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복지부는) 어쨌든 12월 중에는 가능하면 빨리 마무리할 계획이다.”

- 의대 증원 최종 발표가 많이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가 있나.

“의대 입학 정원만 늘려서 지역 필수 의료가 다 해결이 되냐는 의견과 함께 필수 의료가 강화되려고 하면 어떤 식으로 돼야 한다는 여러 의견을 받았다. (의료 사고에 대한) 사법 위험을 완화하는 것이라든지, 또 필수 의료 쪽으로 조금 더 의사들이 갈 수 있도록 보상을 더 강화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같이 만들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만 따로 발표하는 것보다는 관련되는 필수 의료 강화를 위한 다른 대안도 같이 마련해서 발표하려고 한다.”

- 이번에 의대별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총 희망 인원만 발표한 이유는 뭔가.

“정부가 발표하지 않으니 추측성 기사가 나와서 여러 가지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이번에는 총규모만 발표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 또 몇몇 대학에서 수요조사 결과 공개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총규모만 발표했다.”

-그렇다면 권역별 결과는 왜 공개하지 않나. 수도권, 비수도권이라도 나눠서 공개하면 안되나.

“권역별 결과도 일부 시도에서는 대학병원이 한 곳밖에 없는 곳도 있어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또 어느 정도 의대 입학정원을 늘릴 것인지와 배분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별 수요 조사 결과를 자세히 발표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수도권 사립대의 증원 수요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수도권 의대들이 대학 정원에 비해 많이 신청한 것은 아니었다.”

-’지방 국립대 중심 증원’이라는 원칙에 변함이 없나.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것은 결국 지역 필수 의료를 살리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존에 국립대 또는 지역 소규모 의대를 중심으로 먼저 정원 확대를 검토하겠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느 곳을 배제하거나 어느 곳에만 증원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전체 수요 규모와 현장을 확인하고 나면 다음 발표 때는 수도권대, 지방대, 국립대 등을 분류해 자세히 밝히겠다.”

- 이번에 수요 조사가 그대로 반영되는 건가. 그리고 수도권 사립의대가 지방 국립대보다 역량이 뛰어나다면 수도권 사립의대 정원을 더 늘리게 될 수도 있나.

“각 대학에서 낸 수요를 존중하겠지만, 이 숫자가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의 수요 조사는 어떻게 보면 맥시멈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다음에 그거보다 수요와 또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차이가 났을 때, 그 규모와 그다음에 배정 기준, 여기에 따라서 적정하게 배분이 될 걸로 이렇게 지금 생각하고 있다.”

- 대학뿐만 아니라 병원협회를 대상으로도 수요조사를 했는데, 향후 다른 단체도 수요조사를 할 계획이 있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 정원을 늘리려면 과학적, 객관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실제로 ‘응급실 뺑뺑이’ 사고나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등이 실질적으로 병원에서 어느 정도 발생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병원협회에 희망 수요 조사를 요청했다.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다른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찾아보겠다.”

-의사 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와 어떻게 협의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의협과 매주 의료현안 협의체에서 회의하고 있고, 앞으로도 필수 의료 부분 등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필수 의료 부분에 대해 여러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에 의협도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충분히 소통해 나가겠다.”

- 의대 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 발표 일정이 두 차례나 미뤄진 이유가 궁금하다.

“당초 2주로 기간을 잡고 수요조사를 했는데, 조사를 마감한 후에도 희망 규모를 수정해서 제출한 대학들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반영하면서 조금 더 기다리느라 발표가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