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임실군 임실축협에서 열린 ‘2023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가상방역훈련’에서 가축위생방역본부 초동방역팀이 출입 금지를 하고 있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최근 ASF 백신 효능 시험에서 감염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임실군청

빠른 전파 속도와 100%에 가까운 치사율로 축돈 농가에 큰 피해를 입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예방이나 치료법이 마땅치 않아 감염 농가 인근에서 광범위한 살처분이 이뤄졌다. 백신 개발로 경제적 피해를 막고 윤리적인 문제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1일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 중인 ASF 백신 ‘ASFV-MEC-01′이 돼지 실험에서 높은 수준의 항체 형성 효능을 보였다.

이번에 개발한 백신은 국내 야생 멧돼지에서 분리한 ASF 바이러스를 이용해 만든 생백신이다. 연구진은 백신을 돼지에게 접종한 후 항체 형성과 부작용 여부를 살폈다.

연구진은 2주 간격으로 2차례 백신을 접종한 후 ASF 바이러스에 돼지를 감염시켰다. 백신을 맞은 돼지는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3~7일 후 발열 증상이 나타났으나 3분의 2는 12일이 지나기 전에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 반면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는 모두 폐사했다.

백신을 맞은 돼지는 접종 2주차에 항체가 만들어지는 것도 확인됐다. 다만 근육주사와 먹는 방식으로 백신을 접종한 돼지는 각각 9일차와 11일차에 폐사했다.

관리원은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야외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베트남에서도 시험을 이어갈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ASF 백신 개발이 진행 중이다. 관리원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USDA)가 개발한 약독화백신의 안전성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ASF는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보고된 후 현재는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돼지에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으로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 ASF에 감염된 돼지는 급격한 발열로 인한 호흡곤란, 식욕 감소, 내부 출혈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치사율은 10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한국을 제외하고 아시아 16개국, 아프리카 30개국, 유럽 22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미주 2개국이 ASF 발생국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