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에는 두가지 형태가 있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으로 전염되는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질환이 있고, B형 간염 바이러스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혈액 매개 간염은 종종 간경변과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성 질환이다. /조선DB

차바이오텍 계열사 차백신연구소(261780)가 개발하는 3세대 B형간염 예방백신 후보물질이 한 번 접종으로도 높은 면역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차백신연구소는 이 후보물질을 국내 최초 2회 투약 B형간염 예방 백신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전날 이같은 내용의 임상시험결과보고서를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차백신연구소는 지난 2021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국내 임상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지난 2022년 11월 성인 남녀 30명에게 투약을 마쳤다.

이후 약 4개월(48주) 동안 안전성, 반응성, 면역원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1차 지표인 혈청방어율 평가에서 1차 투여 후 29명 중 28명인 92.86%의 방어율을 보였다. 한 번만 접종해도 B형간염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혈청이 생겼다는 뜻이다. 회사에 따르면 3차 투여 후 48주 추적관찰에서는 29명 모두 충분한 면역이 확인됐다.

B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20억 명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력이 있고, 이 가운데 약 2억 6000만 명이 바이러스를 몸에 지니고 있다. 이같은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간경화 없이 간암에 걸리고, 일반인과 비교해 간암에 걸릴 위험이 4배 가량 높다.

이 때문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022년 4월 19세부터 59세까지 성인에게 B형 간염 예방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B형 간염 백신 시장은 커지고 있다. 문제는 기존의 B형 간염 백신은 접종 절차가 번거롭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허가 받은 B형 간염 백신은 시중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엔제릭스-B와 MSD의 레콤비박스, LG화학의 ‘유박스비’ 등 2세대 백신인데, 이들 백신은 6개월 동안 3번 접종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한 달에 두 번만 접종하면 되는 3세대 백신이 개발돼 허가를 받아 쓰이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차백신연구소는 국내 최초 2회 투약 B형 간염 예방 백신을 개발할 계획이다. 회사는 백신 투약 횟수를 줄이면, 예방접종 접근성이 좋아져서 국가 보건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차백신연구소 염정선 대표는 “임상1상의 성공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2~4개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2상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타당성 조사를 거쳐 임상국가를 확정, 2024년 3분기 중 IND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