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이 7만6000개를 넘기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집값 상승 피로감에 고금리 등 영향으로 시장이 관망세에 접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집값 상승세가 소강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매물이 쌓이면서 매수인과 매도인 간 힘겨루기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뉴스1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상승했다. 2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10월 들어 상승폭이 출렁이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 와중에 아파트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은 7만6314건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7만건대까지 쌓인건 올해가 처음으로, 2020년 10월 집계 이래 최대치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자치구에서 지난해에 비해 매물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1년 새 가장 매물 비율이 크게 증가한 자치구는 서초구로, 지난해(3626건)에 비해 무려 58.1% 증가한 5733건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역시 지난해(3752건)보다 51.6% 늘어난 5689건을 기록했다. 광진구는 지난해 1218건이었던 매물이 50.8% 증가해 1837건을 기록했다.

강동·동작·성동·마포·강남구 역시 전년 대비 30%의 매물 증가율을 보였다. 강동구는 지난해 2873건에서 37.8% 증가해 3961건, 동작구는 2289건에서 33.8% 증가해 3063건을 기록했다. 성동구는 2292건에서 32.6% 늘어 3040건, 마포구는 2465건에서 32% 늘어 3254건을 나타냈다. 강남구는 5035건에서 31.7% 늘어 6635건을 기록했다.

집값 상승 피로감으로 매물이 쌓이면서 하반기에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 힘겨루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4분기 들어 대출 속도 조절과 금리 상승, 급매 소진, 역전세난으로 집값 상승률은 둔화될 것”이라면서 “상승 기대심리가 있어 매물 증가나 갭투자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약세로는 가지 않을 것이며, 당분간 소강 속 매도자와 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