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분양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시행사들이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서울에서도 계약금을 ‘캐시백 방식’으로 돌려주는 등 다양한 분양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 올 들어 30% 할인 분양, 중도금 후불제, 계약금 정액제 등 다양한 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13일 오피스텔 분양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이 서울 마포구에 분양한 오피스텔 ‘빌리브 디 에이블’은 최근 50세대를 대상으로 계약금 5%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계약금 10% 중 먼저 1차 계약금 5%를 낸 이후 중도금 대출을 1회차 실행하면 시행사에서 5%를 모두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들이 게시돼 있다. /뉴스1

해당 오피스텔 시행사 관계자는 “2025년 7월 입주때까지 들어가는 돈은 사실상 ‘0원’”이라고 설명했다. 1차 계약금 캐시백 뿐 아니라 2차 계약금 5%도 신용대출 무이자로 지원하고, 중도금 대출 이자까지 시행사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캐시백 프로모션은 이미 분양받은 세대는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앞으로 계약하는 50세대를 한정으로 진행한다.

이 관계자는 “계약금 캐시백 프로모션은 미분양 상황이 심각한 대구에서 종종 시행사들이 하던 방식”이라며 “서울에서 캐시백 방식은 드문 일인데, 최근 금리도 비싸고 경기도 좋지 않기 때문에 시행사들도 가지고 있던 물량을 다 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계약금 캐시백 프로모션까지 나온 이유는 시행사들이 오피스텔 미분양 물량을 우선 털어내기 위해서다. 최소한의 마진만 남기더라도 물량 소화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시행사 관계자는 “물량이 완판되지 않으면 PF 대출 이자만 18%나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호실 수가 많이 남아 있을수룩 이자를 더 많이, 계속 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캐시백으로 지원금을 늘리는 편이 오히려 금융비용이 덜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서울에서도 오피스텔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파격 조건을 내건 ‘물량 털기’ 움직임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동양산업개발이 건설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SJ 라벨라’는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30% 할인까지 단행한 바 있다. 전용 35㎡ 기준 최초 분양가가 5억3000만원이었지만 3억1000만원까지 낮췄다. 30% 할인분양은 기분양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중랑구에 있는 반도건설의 ‘상봉역 유모라 퍼스트리브’는 계약금 10%와 중도금 2%에 입주시 38%만 내면 입주가 가능하고 나머지 50%는 2년 후 납부하면 되는 방식으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미분양분 프로모션 카드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가격경쟁력이나 상품성에서 밀린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기존 계약자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기분양자들의 반발과 시공사 이미지 악화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같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 주택 시장에서는 오피스텔도 실거주가 뒷받침되면서 아파트 대체제로써 역할을 해야하는 면적이 작은 수익형 부동산은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나올 분양 물량이나 뉴홈 사전청약 등 다른 물건들과 비교해 경쟁력에서 밀리고, 규제도 아파트와 동일하게 받기 때문에 단순히 가격 할인이나 프로모션 등으로는 구매력 갖춘 수요를 모으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