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와중에도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증권형토큰(STO) 관련 규제 샌드박스 적용이 연장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기존 프롭테크 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또 최근 시장 침체로 멈췄던 공모에 나서는 부동산 투자 플랫폼들도 생겨났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가이드라인 등 규제화 초기 단계이므로 투자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소유가 4호로 공모하는 '문래 공차'. /루센트블록 제공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 연장을 통해 서비스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는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일종으로, 기존 금융 서비스의 제공 내용 방식 형태 등과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업 또는 서비스에 2년 이상 규제 예외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와 동시에 소유는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멈췄던 공모를 다시 시작한다.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문래 공차’ 공모가 예정돼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이 매장의 공모 금액은 14억9000만원이다. 매장 이익의 78% 이상이 투자자의 임대수익으로 지급된다. 공모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투자 금액에 따라 할인 혜택과 매일 매출 확인, 매장의 운영 방식을 투표로 결정할 수 있는 점주 패키지 혜택을 받는다.

기존 프롭테크 기업들의 조각투자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토지건물 거래 플랫폼으로 알려진 밸류맵은 중소형 부동산 시장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TO를 도입하면서 조각투자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STO는 부동산 등을 증권화할 수 있게 하는 사업 방식이다. STO를 도입할 경우 토지나 건물 등을 소유한 소유주는 플랫폼에 매물을 등록해 직접 토큰 증권으로 발행, 공모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그간 일반인 참여가 어려웠던 자산 유동화 시장에 개인이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조각투자와 STO 등 시장이 커지면서 우려되는 점들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시장 활성화가 전제돼야 투자자 입장에서 조각투자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주택 시장과 함께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해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오피스를 제외한 모든 상가 유형에서 임대가격지수가 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 투자수익률은 오피스와 상가 모두 하락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기존 업체들이 STO 시장으로 잇따라 진출하는 것은 기술 발달을 이용해서 사업 모델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면서 “다만 현재는 조각투자 분야가 제도권 안으로 편입된 초기 단계이고,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여러 장치들이 앞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리츠처럼 컴플라이언스 규정 등을 만들어서 공시를 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