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부자 1인당 총자산이 약 6억원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자들은 향후 투자 의향 ‘1순위’로 여전히 부동산을 꼽았다. 부자 3명 중 1명 이상은 부동산 가격이 반등하는 시점을 오는 2025년 이후로 예측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대한민국 웰스(Wealth) 리포트’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부자 1인당 총자산 평균은 약 7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78억원) 대비 6억원 감소한 수치다. (연구소는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을 부자로 정의했다.)

이는 부동산 가격 하락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부자 1인의 평균 부동산 자산 보유액은 2021년 말 45억원에서 2022년 말 39억7000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금융자산 규모는 31억원으로 차이가 없었다. 부동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55%였다. 이어 금융자산이 43%, 기타 2% 순이었다.

부자의 66%는 지난해 금융자산 운용으로 수익을 냈지만 32%는 손실을 입었다. 지난 2021년 91%가 이익을 내고 8%만 손실을 본 것과 대비된다. 대중부유층(금융자산 1억원 이상에서 10억원 미만 보유자) 역시 금융자산 운용으로 손실을 본 비중이 2021년 15%에서 지난해 39%로 높아졌다.

수익률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준 금융자산은 ▲주식(50%) ▲펀드·신탁(25%) ▲가상화폐(7%) 순이었다. 반면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준 금융자산은 예금(46%), 보험·연금(15%) 등 ‘저위험 안전자산’으로 확인됐다.

부자 중 79%는 올해 실물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84%에 달했다. 올해 부동산 매매가격 하락 폭에 대해서는 현 수준 대비 10∼30%, 5~10%로 예측한 이들이 각각 동일하게 41%였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하는 시점에 대해 부자의 37%는 2025년 이후로 내다봤다. 다만 26%는 2024년 하반기, 24%는 2024년 상반기로 각각 전망했다. 반면 주식 시장은 부동산 시장보다 이른 올해 하반기에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측한 부자가 전체의 47%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 예상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은 향후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순위로 부동산(32%)을 꼽았다. 이어 예금(22%), 주식(14%), 펀드·신탁(10%), 채권(10%) 등의 순이었다.

부자 3명 중 1명은 올해 부동산 매입 계획이 있으며, 매입 부동산 유형은 중소형 아파트(40평형 미만)가 44%로 가장 많았다. 대형 아파트와 상가는 각각 20%와 18%로 나타났다.

부자가 보유한 평균 주택 수는 1.7채였다. 부동산 자산은 평균 39억7000만원이었다. 또 부자의 80%는 “올해 부동산을 매도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부자의 36%는 부동산 투자의 장점으로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보존하는 기능’을 꼽았다. 32%는 ‘장기적 관점에서 다른 자산에 비해 투자수익률이 우수하다’고 봤다.

연령대별 부동산 매수 횟수를 보면 40대 이하는 3.4회, 50대는 5회, 60대는 5.8회로 각각 집계됐다. 70대 이상은 9.7회에 달했다.

부자의 29%는 본인의 자산 확대에 가장 크게 기여했던 부동산 유형으로 중소형 아파트(40평형 미만)를 꼽았다. 이어 ▲대형 아파트(40평형 이상) 25% ▲토지 11%, 빌딩(50억원 초과) 10% ▲상가 5%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