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직전 집값 고점 시기인 2021년 9월 거래량 수준을 회복했다. 이 중 서초구와 강동구의 아파트값 매매 변동률은 하락 폭을 줄이면서 보합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폭도 예상보다 줄었다. 이 와중에 지금이 반등장 초입인지에 대해서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리는 상황이어서, 집값 향방이 상반기 부동산 시장 최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정당계약 체결 마감일인 지난 1월 17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440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아파트 가격이 최고점에 다다랐다고 인식되는 2021년 9월 거래량(2694건) 이후 최대다.

특히 고덕그라시움 등 신축 대단지 아파트와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등 청약 ‘대어’가 있는 강동구의 아파트값은 보합세로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서울 강동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0%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6일 이후 40주 만의 보합 전환이다.

강동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는 저층이긴 하지만 지난 1월 20일 12억2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2월부터 현재까지는 등락을 반복하며 12억8400만~16억원까지 거래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최근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총 1만2032가구)가 정당계약 및 무순위 계약에서 모든 계약을 완료했다. 지난 8일 전용면적 49㎡ 이하 타입으로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899가구 모집에 총 4만1540건이 접수되며 평균 4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29㎡의 경우 65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초구 역시 같은 기간 매매 변동률이 0.00%를 기록했다. 8월 8일 이후 32주 만이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1일 30억원(19층)에 거래되면서 올해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후 현재까지 31억5000만~34억원에 거래돼 최소 1억5000만원 이상 반등한 모습이다.

여기에 집값 향방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금리 역시 미국에서부터 상승세가 둔화하는 추세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면서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 여파로 유동성 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물가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신용시장에 잡음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최종 금리 수준 역시 5% 중반대인 시장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리고 연준은 3월 22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최종금리를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제시한 5.1%를 유지했다.

거래량 상승으로 인한 갈아타기 대기 수요가 많다는 점도 집값 반등 가능성에 불을 지피는 이유 중 하나다. 서울의 경우 1월부터 거래량이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하락장 특성 상 ‘선 매도 후 매수’ 전략을 취하는 실수요자가 많다는 점에서 매도인 대부분이 또 다른 아파트의 매수 대기 수요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미국발 금리 불확실성이 사라진 데다 정부의 1·3대책 규제 완화 효과로 갈아타기 수요 등 매수자와 매도자 간 수 싸움을 하면서 거래량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면서 “거래량이 늘면 현재 반등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금리 역시 내년 총선이 기다리고 있고, 올해 경기 전망도 좋은 편은 아니어서 올해 2분기에서 3분기 넘어가는 시점을 반등 시기로 예상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6·23 대책으로 ‘패닉바잉’ 수요가 터져 거래량이 폭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2020년 6월 거래량(1만5622건)과 비교하면 2월 거래량이 5분의 1 수준인 만큼 반등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게다가 경기침체 우려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가 여전하다는 점도 거론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인상이 거의 끝을 보인다는 관점에서는 수요자들이 심리적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시점이지만, 언제까지 최고 금리가 지속될 것이냐가 관건”이라면서 “현재 고금리 상태에서는 이자를 감당하고 사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결국 매수 의욕을 자극하려면 금리 인하가 반드시 따라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DSR 40%로 대표되는 주된 대출 규제가 남아 있고, 경기 침체 우려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