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의 대표격이었던 오피스텔의 임대수익이 최근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금리에 월세 선호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시장 한파 영향으로 거래는 줄어들고 매매가격도 떨어지면서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증금이 적고 대출 비중이 적은 일부 오피스텔 소유자에 한해 수익률이 올랐을 뿐, 오히려 ‘역마진’을 유의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서울과 수도권, 5개 광역시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한 달 전보다 약간 올랐다. 전국 기준 4.85%에서 4.87%, 수도권은 4.70%에서 4.73%, 서울은 4.32%에서 4.34%로 상승했다.

서울 시내 오피스텔 밀집지역의 모습. /뉴스1

임대수익률은 현 시점에서 오피스텔 매입 후 임대 시 기대되는 수익률을 뜻한다. 월세가격과 보증금, 매매평균가격으로만 계산한다.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은 반영되지 않는다. 즉 보증금이 적고 월세가 높은 경우 수익률은 더 좋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오피스텔 월세 가격 지수는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01.87에서 같은 해 11월 103.01로 1.12% 포인트(p) 올랐다.

그러나 임대수익률만으로 오피스텔 시장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거래 자체가 안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작년 12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742건에 그친다. 전년 동기(2021년 12월) 1784건에 비하면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부동산 시장 한파 영향으로 매매 가격도 하락세다. KB부동산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 평균가격은 지난해 10월 3억554만원, 11월 3억549만원, 12월 3억537만원으로 줄었다.

이는 단연 금리 때문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매매가격의 70%까지 대출이 나오기 때문에 소유자들의 대출 비중이 큰 편에 속한다. 다주택자 취득세 규제도 없고 분양권 거래도 가능하기 때문에 한 때는 아파트 대체재로 ‘불장(Bull Market, 강세장)’으로 통했다. 매매 이후 잔금을 전세금으로 치루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 전세가격 자체도 하락하고 있어 이 방법 역시 쉽지 않다. 작년 12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 전세평균가격은 2억3593만원으로 전 달(2억3609만원)보다 더 하락했다.

실제로 서울 주요 지역의 오피스텔에도 ‘마이너스피’가 붙은 매물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교대역과 가까운 서초구 오피스텔 ‘엘루크반포’ 전용면적 33.12㎡ 분양권은 분양가 8억3910만원보다 1억원 낮은 7억3910만원에 나와 있다. 용산구 오피스텔 ‘용산투웨니퍼스트’ 전용면적 49.92 ㎡ 분양권도 분양가 12억7900만원보다 7000만원 낮은 12억9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삼성동 ‘파크텐삼성’ 전용면적 43.81㎡는 분양가 14억951만원보다 1억4000만원 낮은 12억6951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임대수익률보다 시중금리가 더 비싸다는 점에서 오히려 ‘역마진’이 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익률만 보고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괜찮은 투자처’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박원갑 KB부동산전문위원은 “임대수익률이 4%대라고 해도 최근 금리가 5%대까지도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임대료를 받아도 손해가 날 수 있다”며 “아파트에 비해서 오피스텔 가격은 충분히 하락했다고 보기 어려워 앞으로도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