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주택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부동산 중개 플랫폼들의 고민이 커졌다. 직방과 다방 등 부동산 중개 플랫폼의 수익은 대부분 공인중개사들의 광고비에 의존하고 있는데, 부동산 한파에 문을 닫는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개 플랫폼들은 다양한 기술을 동원해 수익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시장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서울의 한 부동산. /뉴스1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81.8로, 올해 5월 2일 조사(91.1) 이후 17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시장에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거래량도 급격하게 줄고 있다.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3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6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거래 감소는 공인중개업소의 감소와 폐·휴업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공인중개업소 935곳이 폐업하고 78곳이 휴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신규개업 공인중개업소는 1074개로 2019년(994개) 이후 약 2년 1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 절벽과 공인중개업계의 한파가 계속될 경우 부동산 중개 플랫폼들도 직격탄을 맞는다. 중개 플랫폼 업체의 수익 대부분은 공인중개사들의 광고 수익에 의존한다. 거래량이 적어 공인중개소의 수익이 줄어들 경우 중개사들은 가장 먼저 광고비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비율은 70~80%까지 된다고 본다”면서 “거래 절벽이 오래 갈 경우 회사가 크게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1세대 부동산 중개 플랫폼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부터 적자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직방의 영업적자는 82억원, 순손실은 130억원에 달했다. 다방(스테이션3)은 영업적자 8억원, 순손실 19억원를 기록했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 수익구조를 다양하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업계 1위 직방은 최근 글로벌 가상오피스 ‘소마’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프라인과 동일한 원격근무 환경을 만든 프롭테크 서비스다. 직방은 현재 입주사를 늘리는 데 주력하며 수익화 전환을 목표로 운영 중이다.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임차인과 임대인, 중개사가 비대면으로 부동산 임대차, 전세 계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인 ‘다방싸인’을 론칭하고 운영 중이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사용자들이 매물을 파악할 수 있도록 360도 가상현실(VR) 등을 제공한다.

다만 이런 서비스들이 중개광고 수익을 대체할 만큼 탄탄한 수익모델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한 프롭테크 업체 관계자는 “플랫폼 업계는 중개사와의 갈등 때문에 직접 중개에도 나서지 않는 등 수익을 낼 시장이 한정적”이라면서 “새로운 기술들은 아직 시작 단계라 수익화를 하지 않는 서비스도 있어 당분간은 이익을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