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암사동 힐스테이트강동리버뷰. 지난달 1일 84㎡ 평형이 16억4000만원에 거래된 지 한달 후인 지난 6일 같은 평형이 1억2000만원 떨어진 15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네이버지도 캡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비(非)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단기간에 1억원 이상 하락 거래되는 사례도 관측되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서울 아파트는 상승 거래와 하락 거래가 함께 이뤄지면서 매매가격이 보합세(주간 변동률 0.00~0.01%)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한달(4월 19일~5월 18일) 매매가가 직전 한달(3월 19일~4월 18일) 매매가보다 상승한 거래는 81건, 하락한 거래는 60건, 유지된 거래는 8건으로 상승과 하락 거래 건수가 서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기간 20억원 미만 아파트가 1억원 이상의 큰 가격 변동을 보인 거래(직거래 제외)만 추려보면, 상승 거래와 하락 거래 모두 7건이었다. 거래된 단지들의 연령을 살펴보면, 상승 거래 7건 중 절반 이상(4건)은 준공 후 20년을 넘어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이 임박한 단지다. 반면, 하락 거래는 7건 중 노원구 현대우성과 미성을 제외한 5건이 준공 20년 미만의 비재건축 단지였다. 5년 미만 신축은 하락 거래만 3건 있었다.

재건축 단지는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에 호가가 떨어지지 않고, 일부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상대적으로 기대 이익이 작은 비재건축은 일부 다주택자가 보유세를 아끼기 위해 보유세 기산일인 다음 달 1일에 임박해 급매물로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단기간에 억 단위 하락 거래도 이뤄지는 걸로 분석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보유세 기산일 전에 팔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이달 말까진 비재건축 위주로 가격을 낮춘 급매 거래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암사동 힐스테이트강동리버뷰 84㎡ 7층은 지난 6일 15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달 1일 같은 평형 24층의 매매가(16억4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낮은 금액이다. 같은 평형 3층도 14억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호가가 16억~17억원인데 급매물로 15억원에 나와서 팔린 것”이라며 “층수따라 1억원씩 가격 차이가 나진 않는데 역시 급매물로 14억원짜리 저층(3층)이 나왔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39㎡(12억5200만원→11억2000만원), 마포구 중동 월드컵참누리 84㎡(12억원→10억9000만원) 등도 1억원 이상 싼 값에 거래됐다.

강서구 염창동 동아3차 59㎡는 지난 3월 29일 10억5000만원(19층)에서 지난달 18일 8억5500만원(6층), 이달 8일 8억8000만원(7층)으로 실거래가가 2억원 내외로 내렸다. 층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다소 큰 하락 폭이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후로 지금 나온 매물은 모두 10억원 내외”라면서 “급매가 나오면 연락달라는 매수자들이 대기하고 있어 값싼 매물이 나오면 금방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억 단위 가격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 교수는 “다주택자들이 다음 달 1일 올해분 보유세를 납부한 후엔 굳이 급하게 팔 이유가 없기 때문에 급매물 자체가 모습을 감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