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프롭테크 업계에 따르면 블루오션이었던 오피스 중개 플랫폼 시장에도 경쟁이 붙을 전망이다. 사진은 한 공유오피스의 모습. /패스트파이브 웹사이트 캡처

오피스(사무실) 임대차 거래를 중개하는 프롭테크 기업 알스퀘어는 최근 팀장급 마케팅 인력을 채용했다. 전체 직원 수가 500명을 넘을 정도로 회사가 커졌지만, 마케팅 인력을 뽑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비스 이용을 위한 홈페이지도 좀더 이용자 친화적으로 재단장하는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마케팅을 거의 안 하다시피 했는데 최근 후발주자들이 치고올라오면서 앞으론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 프롭테크 업계에 따르면 블루오션이었던 오피스 중개 플랫폼 시장에도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모버스, 스매치 등 지난해 상반기에 등장한 후발주자들이 약 1년 만인 최근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알스퀘어와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점유율 경쟁을 준비 중이다. 알스퀘어는 지역별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이뤄져온 오피스 임대차 거래에 건물 데이터 분석, 인테리어 연계 등을 접목한 ‘오피스 중개 플랫폼’이란 서비스를 업계 처음으로 시작했다. 전체 오피스 임대차 거래 시장에서 기존 공인중개업소들과 경쟁해 가장 높은 30%의 점유율(삼성증권, 2021년 3월 대형 오피스 기준)을 차지하며 고속 성장을 이뤘다.

모버스는 3대 공유오피스 업체 중 하나인 패스트파이브가 지난해 1월 출시한 브랜드다. 업체에 따르면 마케팅을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올해 1분기까지 누적 매출 120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지난해 1분기~올해 1분기) 알스퀘어 매출(1850억원)의 6.5%에 불과하지만, 첫 1년여 기간에 거둔 실적임을 감안하면 성장이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스트파이브는 공유오피스를 알스퀘어를 통해 임차인들에게 임대하는, 알스퀘어의 고객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직접 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주력 사업인 공유오피스는 수요가 크지만 서울 내 신규 오피스 수급과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규모 성장이 어려워진 게 신사업 진출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체 관계자는 “외형 성장을 위해선 다양한 수익원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올해는 모버스 등 신사업 매출이 더 성장해 전체 매출 비중 30%를 넘길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사 공유오피스 거래를 모버스로 우선 중개하는 시너지가 가능할 걸로 보인다.

스매치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빌리앤코는 아직 시리즈A 투자도 받지 않았지만, 출시 1년 만인 올해 1분기까지 무신사·프레시지 등을 고객사로 두며 누적 매출 5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00억원이다. 인공지능(AI)으로 임차인별 조건에 맞는 오피스를 찾아준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알스퀘어 입장에선 경쟁 부담을 줄이겠다고 시장 파이를 마냥 키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장 파이를 키운다는 건 취급하는 매물 수를 늘린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인건비 부담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알스퀘어는 사람이 직접 발품을 팔아 건물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한 매물 분석을 해준다는 걸 특장점으로 내세운다. 취급 매물 수가 늘어나면 필요한 인력과 인건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알스퀘어는 이미 전 직원 500여명 중 개발직군(80여명)보다 많은 100여명을 이런 일을 하는 영업직군으로 두고 있다.

알스퀘어는 대신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축적한 건물 데이터 16만건을 활용, 기관·기업 등 부동산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물 정보 제공과 분석을 해주는 리서치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중개를 통해 건물 공실을 빠르게 채울 수 있는 만큼 자산관리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