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하는 단독주택용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주로 신도시 내 택지지구에서 분양하는 만큼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강한데다 대출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혀서다.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9월 LH가 공급공고를 게시한 파주 운정3지구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226필지는 모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도 예정가(3억7710만~6억8482만원)와 비교해 적게는 2000만원, 많게는 4억원 높은 금액에서 결정됐다. 최고 낙찰가액은 12억1481만원으로, 예정가(6억438만원)의 두 배에 달했다.

경기도 의왕시 초평동 일대 토지. 2021.8.30/연합뉴스

지난 8월 경기도 안성 아양지구에서 모집한 단독주택용지 19필지도 전부 낙찰됐다. 예정 가격은 최저가가 3억1647만원, 최고가가 3억6970만원이었는데, 최종 낙찰가격은 3억원대로 확정된 4필지를 빼고 전부 4억~6억원대였다.

지방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모집공고를 낸 군산 신역세권 단독주택용지 11필지는 공급예정액(1억8000만~2억원)보다 2000만~1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모두 낙찰됐다. 이처럼 단독주택용지로 청약이 몰리면서 지난 8~11월 사이 분양된 단독주택용지 중 입찰 자격이 제한되는 협의양도인택지(사업구역 내 보유중인 토지를 수용당한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토지)와 블록으로 묶어 분양하는 곳을 제외한 7곳에서 응찰자가 없던 필지가 나온 곳은 부산 명지지구 단독주택용지(점포겸용)와 창원 가포지구 단독주택용지에 그쳤다.

추첨을 통해 고정된 금액으로 토지를 분양받을 때에도 경쟁률이 100대1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LH 관계자에 따르면 9월 공고한 화성 동탄2지구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전체 9필지에 128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43대1로 집계됐다. 남양 뉴타운도 15필지 모집에 입찰자가 몰리면서 19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71필지를 모집한 양주 고읍지구도 경쟁률 34대1을 넘겼다. 그나마 경쟁률이 낮았던 청주 동남지구도 경쟁률은 5대1이었다.

이는 올해 상반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3월 평택에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를 분양할 당시 258필지 공급에 절반가량인 128필지에 응찰자가 없었다. 경상북도개발공사도 지난 5월 경북도청 이전신도시 건설사업(2단계) 단독주택용지로 주거 전용 76필지를 공급했으나, 이 가운데 14필지(18.4%)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경쟁률이 높아진 이유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고,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전매 제한 등 규제가 강화된 점을 꼽는다. 작년 8월부터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 주택 분양 시 전매제한 기간이 소유권이전등기일로 통일되는 등 규제가 강화됐고, 지난 7월부터 6억원을 넘는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중(DSR) 40%가 적용됐다.

이후로도 8월부터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증가율 한도 6.99% 이내로 관리하면서 각종 대출이 막히는 등 하반기 들어 주택을 구입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반면 LH가 분양하는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계약금 10%만 내면 나머지 90%에 대해 2.3% 이자율(2년 분납)이 적용되는 등 상대적으로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자본은 거래를 할 수 있는 곳으로 흘러가게 돼있다”면서 “주택시장은 대출규제도 있고, 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면 종합부동산세도 증가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토지시장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독주택 용지도 주택을 지어야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내년에도 강화된 주택대출 규제가 유지되면 토지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도 식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주로 주택을 지어 임대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하는데, 수익성이 높은 신도시 내 단독주택용지더라도 종부세 등 주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미분양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