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측을 크게 밑돌았다. 원가 상승으로 인해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이 주 원인이다. 다만 상사와 패션 등 나머지 사업 부문의 호조로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영업실적이 개선됐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7% 급감했다. 3분기 매출은 8조3030억원으로, 전년 동분기(7조8500억원) 대비 5.7% 늘었다.

삼성물산 CI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이다. 앞서 에프앤가이드는 삼성물산이 3분기(7~9월) 매출액 8조339억원, 영업이익 315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었다. 매출은 지난해 동분기 대비 2.3% 늘고, 영업이익은 46.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영업이익은 예측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3분기 매출은 8조3030억원으로 집계돼 시장 예측치를 상회했다.

3분기 영업이익 급감은 건설부문의 실적악화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줄어든 2조6590억원, 영업이익은 23.6% 감소한 1130억원으로 집계됐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4070억원, -13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전분기보다도 더욱 악화됐다.

삼성물산 측은 국내 석탄발전 프로젝트 수행 중 원가가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해당 프로젝트를 포함해 국내외에서 카타르 LNG발전소(1조8715억원), 평택 반도체 3기 공장(1조6020억원), 대만 공항(1조1644억원), 싱가폴 지하철(5008억원) 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건설부문에서 악화된 영업실적은 상사와 패션, 레저, 식음 등 나머지 부문에서 만회했다. 상사 부문은 원자재 가격 인상 효과와 신규 트레이딩 물량 확대 등으로 호조세를 이어가며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 460억원에서 이번 3분기 820억원으로 늘었다. 패션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온라인 및 수입상품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140억원에서 170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남은 기간동안 건설부문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 삼성물산의 수주 규모가 현대건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4분기에 주요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올 상반기 수주 규모는 현대건설(18조3904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GS건설(4조7980억원), DL이앤씨(3조2744억원), 대우건설(2조304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부문에서도 올해 1만2000가구 공급이 계획돼 있다. 지난해 공급량(3000가구)의 4배 수준이다. 장기적으로 마진이 높은 부문인 주택 매출 확대가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도를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7년만에 복귀한 리모델링 부문에서 ▲고덕동 아남아파트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등 총 6300억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에 손실이 발생한 석탄발전 프로젝트는 향후 잔여공사 진행과정에서 철저한 공정관리를 통해 추가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수주한 대만 국제공항 확장, 카타르 LNG 등의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