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선호로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 세계와 같이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롯데건설 메타버스 채용설명회 내 직무상담 존 /롯데건설 제공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홍보관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개더타운(Gathertown)’ 가상공간에 현대엔지니어링 본사를 그대로 재현했다. 국내외 현장에 근무하는 임직원이 새로운 조직문화를 가상세계에서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개더타운에 구현된 새 조직문화는 ‘엔지니어스 플레이그라운드(Engineers Playground)’를 슬로건으로 한다. 엔지니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회사라는 의미다.

롯데건설은 업계 최초로 프롭테크 기업 직방과 업무협약을 맺고 직방이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폴리스’에 롯데건설 사옥을 건설했다. 고객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바타로 참여해 직접 모델하우스를 관람하고, 분양 상담을 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25일 업계 최초로 신입사원 채용 설명회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장인 ‘엘 타운(L-Town)’에 롯데건설의 시그니처 건축물을 배경으로 한 가상세계를 구현했다. 직무상담과 설명회, 건설현장 홍보 영상이 이 가상 공간에 담겼다. 롯데건설은 향후에도 다양한 행사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건설도 지난 4월 메타버스를 활용한 모델하우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타버스 기업 올림플래닛 손 잡고 ‘더샵 송도 아크베이’ 모델하우스 서비스를 시도한 것이다. 고객은 가상의 모델하우스에 입장한 후, 단지 소개는 물론 입지 투어·내부 투어·상담 예약 등을 했다. 지난 5월에는 GS건설이 경기 고양시 ‘DMC 리버파크 자이’에서 VR(가상현실)을 적용한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운영했다.

최근에는 건설사들의 인력 관리에도 메타버스가 활용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여름 4주 코스의 대학생 인턴 실습 프로그램을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선발된 12명의 인턴들은 실제 사무실이 아닌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현실 사무실과 회의실, 교육장, 카페테리아 등을 본인의 아바타로 다니면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진행하는 강의자도 메타버스 아바타로 등장했다.

지난 달 30일 메타버스에서 진행된 ‘메타버스 플랫폼 기반 스마트 안전보건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식’ 모습. 최수환 GS건설 안전혁신학교장과 전우열 벤타브이알 대표가 메타버스에서 각자의 캐릭터로 등장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GS건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턴들이 회사에 나오진 못했지만, 직원의 아바타들이 메타버스 공간에 있고 실제 일하는 소리들이 스피커와 마이크로 연결돼 들려서 사무실 공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평이 많았다”면서 “해외 현장 투어 등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현장 안전관리 분야에도 메타버스가 등장했다. GS건설은 안전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메타버스 벤처기업인 벤타브이알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GS건설은 벤타브이알과 함께 건설업 관련 위험작업 특별교육, 필수안전수칙, 사고 유형별 영상 등 콘텐츠 제작에 VR 기술을 도입해 현장감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