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프롭테크(Proptech)’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정보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를 말한다.

동·호수 정보가 제공되는 매물을 3차원(3D)와 가상현실(VR)로 확인할 수 있는 직방의 '프롭테크(Proptech)' 서비스 / 직방 제공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은 이달 중으로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경매정보 제공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IT 기술을 통해 상가, 임야, 아파트 경매 정보를 지도 위에 표기하고 감정평가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달에는 재건축 단지의 대지지분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유거상 아실 대표는 “지금의 자산 격차의 원인 중 하나는 부동산 정보의 비대칭성이라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부동산 거래와 관련해 의사결정을 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정보기술을 활용해 더 많은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프롭테크 기업으로서 도약을 꿈꾸는 곳은 아실 뿐만이 아니다. 지난 15일 직방은 자사 프롭테크 모델인 ‘온택트파트너스’를 발표했다. 부동산 관련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직방을 디지털 도구로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직방은 집 관련 각 분야 전문가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이다.

첫번째 파트너십 주자는 공인중개사들이다. 직방은 공인중개사들과 손 잡고 아파트를 3차원(3D)과 가상현실(VR)로 둘러보면서 정확히 몇 동 몇 호가 매물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3D와 VR을 통해 중개인과 주택 수요자에게 실제와 비슷한 가상 매물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 ‘집뷰'를 출시했는데, 동 호수 정보가 추가되면서 실제 매물을 가상으로 둘러볼 수 있게 됐다. 이른바 ‘온라인 임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 17일 직방과 KT는 음성인식·음성합성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직방의 기존 업무들을 자동화하고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AI 보이스봇이 사람을 대신해 매물 확인 등 고객과 상담을 하고, 이 내용을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 실시간으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9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 / 연합뉴스

비대면으로 부동산 매물 확인은 물론 계약까지 가능한 서비스도 생겨난다. 다방은 다음달 전자계약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에서 집을 둘러보는 것에서 나아가 부동산 계약까지 비대면으로 한번에 끝내는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방은 금융사와 협업해 대출, 계약금·잔금 간편이체 기능 등도 추가할 예정이다.

AI를 통해 이용자 개개인에게 맞는 아파트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내놓은 곳도 있다. 다윈중개는 지난달 AI 매물 추천 서비스를 내놨다. 교통, 학군, 일자리 등 28가지 변수에 따라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 학습한 AI가 매수자들이 선택한 우선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인 맞춤 추천 매물을 보여준다.

프롭테크 서비스가 활성화되자 정부도 팔을 걷어 붙였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 15일 데이터특별위원회를 열고 중개인 소재지 정보는 물론 공장·창고 등 건축물에 대한 실거래가, 민간이 활용하기 어려웠던 건축물 평면도 등 핵심적인 부동산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프롭테크 관련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코로나 사태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정보를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코로나 우려로 비대면 부동산 정보 공유가 자리 잡힌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프롭테크 기술을 계속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