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세무·부동산 상담창구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멈추지 않고 오르는 상황에서 부동산 관련 세제까지 복잡해지다보니 조언을 얻으려는 민원인들이 크게 늘어서다. 상담요청이 몰리는 일부 자치구에서는 부동산 상담을 전담으로 하는 팀을 따로 만들기도 했지만, 예약이 밀려있어 상담시간을 잡는 일이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15일 서울시 각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임대차3법과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강화 등으로 각 구청에서 지원하는 무료상담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별도의 상담창구를 운영하는 곳에서는 예약이 최소 한 달은 밀려있는 상황이다.

5월 31일 오후 세종시의 한 주민센터에 국토교통부가 배포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5.31/연합뉴스

서초구청 사례를 보면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총 197건이었던 상담 건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작년 132건으로 줄었으나 올해 들어 248건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예약도 현재 한 달정도 밀려있다. 세무상담은 매주 화요일마다 하루에 10명씩 예약제로 진행하는데, 40명이 넘는 사람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으로 접수되는 문의까지 합치면 상담 사례는 훨씬 많다는 게 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서초구의 경우 일찍부터 세무상담을 시작한 만큼 많이 알려져 다른구에 비해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이 많다”면서 “최근 세무상담 중 대부분은 부동산 관련 민원”이라고 했다. 그는 “세법 개정에 따라서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증여세나 양도세 등에 대한 절세방법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구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강남구청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4회씩 상담을 제공하는데, 역시 7월 초까지 예약이 꽉 차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증여나 양도, 상속 문의가 가장 많다”고 했다.

아예 구내에서 활동하는 공인중개사들과 협약을 맺어 상담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송파구의 경우 과거 무료 부동산상담을 진행했으나, 민원이 급증하면서 작년 7월 상담인과 공인중개사 27곳을 연결해주는 ‘마을공인중개사’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매달 적게는 20~30건, 많게는 40~50건씩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비슷한 사업을 시작한 용산구에서도 공인중개사 23곳에서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200여건을 상담했다.

송파구에서 마을공인중개사로 지정된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차3법 개정 이후 문의가 특히 많이 늘었다”면서 “중개를 맡긴 고객에게 상담해주는 것처럼 대답해드리니 민원인들이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라고 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인터넷에서 기본적인 정보는 알 수 있으니 전문적인 부분을 확인하려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상담 창구를 늘려도 늘어나는 상담수요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보니 원하는 만큼 상담하기 어려운 경우도 생기고 있다. 송파구와 용산구는 동마다 하나씩 마을공인중개사를 지정해 상담문의를 연결해주고 있는데, 이들은 본업을 수행하면서 자원봉사로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시간이 정해져 있는 구청 서비스와 달리 사안이 복잡해 길게 통화해야하는 경우 상담이 제한될 수 있다.

공인중개사협회 은평구지회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이 없을 경우 상담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지만, 갑자기 손님이 오면 통화를 계속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마을공인중개사 수가 너무 적으면 전화상담이 몰려 응대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상담 공인중개사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