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7일 이른바 ‘김만배 녹취록’ 보도에 댓글을 단 네티즌의 성비가 5대5인 점과 20~40대 연령 비중이 27%로 균일한 점 등에 대해 “연령과 성별을 맞춘 ‘댓글 조작’까지 딱 걸렸다. 고발 들어간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녹취록이 만들어진 시점과 대선 직전 해당 내용이 보도된 데 대해서도 “각본 읽듯 전개된 스토리”, “조작의 흔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뉴스타파는 지난 6일 밤 대장동 의혹 관계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9월 지인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나눈 대화라면서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김씨는 해당 녹취록에서 자신이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의 브로커로 알려진 조우형씨를 박영수 변호사에게 소개시켜줬고, 박 변호사와 가까운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 박모 주임검사를 통해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는데 해당 녹취록과 이를 다룬 언론 보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혜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만배 녹취록’ 내용을 다룬 언론 보도에 달린 댓글의 성비가 5대5로 같고, 20~40대 연령 비중이 27%로 같은 점을 캡처한 사진을 공유하고 “연령과 성별을 맞춘 ‘댓글 조작’까지 딱 걸렸다. 고발 들어간다”고 적었다. 그는 “민주당 버릇이 어디 갑니까. 잊을 수 없는 드루킹의 추억까지 소환됐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SNS(소셜미디어) 종합지원실에 따르면 최소 4~5개 언론사의 ‘김만배 녹취록’ 보도에서 댓글 성비가 5대5로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해당 보도들에서는 댓글을 작성한 네티즌의 연령층까지 고루 분포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해당 관계자는 “통상 정치 분야 언론 보도에는 40~50대 남성층이 주로 댓글을 다는데, 해당 내용을 다룬 보도에만 이런 고른 분포가 나타나는 것은 조작이 의심된다”며 “선대본부로도 제보가 이어지고 있어 해당 상황을 공유하고 정확히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원희룡 정책본부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선을 3일 앞두고 뉴스타파에 (녹취록을) 올리자, 이재명 후보는 알고 있었다는 듯 널리 뿌려 달라고 영상을 올렸다”면서 “이재명 세력은 ‘대장동 몸통이 윤석열’이라고 ‘밭갈이’ 중. (언론 보도) 추천 수 조작도 수사 대상감”이라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뉴스타파 기사를 공유하며 “널리 알려 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이라고 짤막한 글을 적었는데 이를 지적한 것이다.

지난 6일 밤 이른바 '김만배 녹취록' 관련 내용을 다룬 언론 보도의 댓글에 대한 포털의 연령별 및 성별 분석표. /국민의힘 선대본부 제공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의원도 “온라인 포털과 커뮤니티에서 ‘균일하게 올리자’. ‘안 들키게 잘 맞추자’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면서 “수천개의 ID를 돌리는 것인지 매크로를 사용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정황은 충분히 여론 조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드루킹’과 같은 매크로를 통한 조작이라면 거의 동일한 내용의 댓글이 반복적으로 달리게 된다”면서 “그런 것들을 전부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해당 녹취록의 작성 시점과 보도 시점 등에 대한 의혹 제기도 이어졌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만배 녹취록 보도에 대한 선대본부의 입장’을 묻는 말에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지만 조작의 흔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조작의 흔적’에 대해서는 “(녹취가) 자연스레 처음부터 있는 원본이 아니라 끊긴 듯한 흔적이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성 파일이 만들어진 시점 및 보도 시점에 대해서도 “왜 지금에서야 이야기를 꺼낸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원희룡 본부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거론하며 “자기들도 자신할 수 없는 부분을 (선거) 막판에 어려움이 있으니까 (그런 것 아니겠냐)”고 했다.

원 본부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지난해 8월 31일 대장동 의혹이 처음 보도된 이후 9월 14일 이재명 후보가 의혹을 부인했는데, 그 다음날 김만배(대장동 의혹 관계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씨와 지인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통화하며 이재명 후보를 쉴드치고(옹호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공격하는 대화 녹음(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각본 읽듯(한) 스토리 전개”라고 했다.

원 본부장은 “김만배씨가 (언론계) 선배인 신학림 전 위원장과 대화했다는 녹취록에는 ‘형이 많이 갖게 된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선배한테 자신을 형이라고 지칭?”이라면서 “(뉴스타파가 공개한 음성파일의) 10분20초쯤 (김만배씨가 자신을) ‘형’이라고 말하는데 자막은 ‘우리’라고 처리했다. 뉴스타파는 고의로 자막을 조작했는데, 이것도 수사대상감”이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