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후보 등록이 14일 마감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979억원의 재산을 신고해 총 14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부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세금을 낸 후보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로 나타났다. 허 후보는 1499억원의 재산을 신고한 이경희 통일한국당 후보보다도 더 많은 세금을 냈다. 허 후보 측은 “법인을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납세를 피하지 않고, 개인 소득세 최고 세율로 세금을 다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단독 정책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14일 이틀간 총 11명이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후보로 등록했다. 이들 중 재산 1위는 1979억원을 신고한 안철수 후보다. 안 후보의 재산은 대부분 안랩 주식이다. 안 후보는 안랩을 총 186만주 갖고 있고,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이 주식의 가치는 1839억원이라고 신고했다.

재산 2위는 1499억원을 신고한 이경희 통일한국당 후보다. 이 후보는 ‘부동산 재벌’ 수준이다. 이 후보의 재산신고 서류는 20페이지인데, 그 중 표지인 첫 페이지와 녹십자홀딩스·모더나 등 주식 부분을 제외한 18페이지가 보유한 부동산 목록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 충북, 경북, 강원도에 땅이 있다. 또 서울과 경기도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다가구주택, 상가, 상가주택, 주택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재단 3위는 허경영 후보다. 그는 264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하늘궁’이 있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건물과 토지 등 부동산이 125억원이다. 롤스로이스 자동차는 2009년식을 보유하고 있고, 2021년식은 리스했다고 신고했다.

허 후보는 지난해 3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때에는 재산을 72억원이라고 신고했다. 11개월 간 재산이 192억원 증가한 셈이다. 허 후보 측은 대부분의 재산은 강연과 ‘축복’ 행사를 통해 늘렸다고 주장한다. 지지자들에게 ‘축복’을 해주고 1인당 100만원 이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가는 한 번에 1억원 가량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통일한국당 이경희 후보(왼쪽)가 후보 등록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대선 후보들이 최근 5년간 납부한 세금은 재산이 많은 순서가 아니다. 허 후보의 납세액이 19억9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안철수 후보(19억5000만원), 이경희 후보(1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허 후보 측 관계자는 “허 후보는 절세 방법을 찾지 않고 세금이 부과되는 대로 그대로 낸다”며 “소득세 최고세율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소득세와 주민세를 합쳐 번 금액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세금으로 낸다는 것이다. 또 이 관계자는 허 후보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인 ‘축복’에 대해 “허 후보의 유튜브 방송 등을 보고 시민들이 스스로 찾아온다. 사업 상의 고민 등을 털어놓고 조언을 듣는다”며 “비용을 1인당 최소 100만원씩 받고 전부 다 소득으로 신고한다. 신용카드도 받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