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베이징동계올림픽에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한 것을 비판하면서, 중국을 ‘대국’이라고 표현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장은 6일 “이 후보의 역사관은 중화사상과 어떤 차이가 있나, 들킨 거냐, 실언이냐”라고 비판했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치마 저고리와 댕기 머리를 등 한복 복장을 한 공연자가 개최국 국기 게양을 위해 중국의 오성홍기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전날(5일0 경남 창원 현대로템 공장에서 경남 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페이스북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문화공정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제 의지와 생각을 이번에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중국 정부가 과거에 역사 공정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훼손한 사례가 있다”면서 “최근에 다시 문화공정이라는,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국으로서 과연 이래야 되느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이 시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의 시간을 문화공정의 시간으로 삼지 않는가 하는 일각의 우려를 중국 정부는 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이 후보는 중국을 ‘대국’이라 칭하면서 문화공정에 대한 ‘일각의 의문’에 중국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라며 “이 후보는 왜 매번 중국의 부당한 처사에 안이하고 관대한가”라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대국’인 중국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무책임하게 말하기 전에, 우리 정부에 당당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라고 말했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6일 부산시 부산진구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은 “중국을 ‘대국’이라 칭한 여당 대선후보의 발언은 당혹스럽다”라며 “(이 후보가) 그간 중국에 더없이 겸손했던 과거를 되짚어보면 ‘대국’이라는 표현이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한 의도였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김 공보단장은 “어제(5일) 아침엔 반중이었다가 오후엔 다시 친중으로 돌아선 듯한 이 후보의 역사관은 중화사상과 어떤 차이가 있나, 들킨 것인가 실언이냐”라며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발언에 찍소리 못한 우리의 굴욕 외교를 되풀이할 셈인가”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 오전에는 페이스북에 ‘문화공정 반대’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중국에 항의하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오후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해 “중국을 비방하고 위기를 증폭시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려는 안보 포퓰리즘이 나라를 망치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