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5일 경남지역을 방문해 “해상풍력 산업, 수소 특화단지 조성, 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 추진으로 기후위기 대응 신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런데 이 후보의 에너지 공약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과 거의 같은 감(減)원전으로, 국내에 신규 원전을 짓지 않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5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과학기술원에서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하기 전 원격조정 장갑을 끼고 아바타손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시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경남형 그린산업 경제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이같이 경남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중소기업 주도의 해상풍력설비 특화단지를 구축해 경남을 아시아 해상풍력산업의 허브로 만들겠다”며 “경남에는 액화천연가스(LNG) 기지와 같은 수소공급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이를 토대로 수소 저장 용기와 액화수소 국산화 기술개발을 위한 경남형 수소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 및 원전 해체기술이 지역 원전산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은 증기발생기와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300MW(메가와트) 이하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경제성과 핵폐기물 배출 문제가 남아있지만, 소형화를 통해 안전성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어 차세대 원전으로 꼽힌다. 기존 대형 원전(1000~1만5000MW)과 비교하면 3분의 1에서 6분의 1 수준의 출력을 가진 원전으로, 재해 발생 시 방사능 유출 취약 요소로 꼽히는 배관이 없다. 출력이 낮은 만큼 사고 시 발생하는 붕괴열도 적어 빨리 식힐 수 있어 방사능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SMR의 경우에도 방사성 폐기물은 발생한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울산 울주군 울산과학기술원에서 울산 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방사성 폐기물’ 조건 때문에 한국의 원전은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연합(EU) 택소노미(녹색 분류체계)와 관련해 “앞으로는 EU에서 인정하는 방식의 에너지를 생산하지 않으면 기업 수출이 막대한 지장을 받는다”며 “(국내 원전은) 핵폐기물 기준을 충족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미 있는 원전 폐기물조차 처리할 방법이 없어 갈등이 있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SMR 기술을 개발해 국내에 짓더라도 이 후보가 언급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이 후보는 경남을 항공우주산업의 클러스터가 되도록 추진하겠다고도 공약했다. 그는 “경남은 국내 항공우주산업 생산액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라며 “경남의 항공기 종합정비(MRO)산업과 항공우주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경남에 항공우주 제조혁신타운 조성으로 항공우주 신산업을 개척하고 산업인력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이 후보는 ▲진해신항 중심 동북아 물류 플랫폼 완성 ▲부울경(부산·울산·경남) 1시간대 생활권 실현 ▲친환경 스마트 선박 클러스터 조성 ▲미래자동차 부품산업 전환 지원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가야사 재조명 등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