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네거티브 공세 중단’을 선언했다. 그런데 약 1시간 유권자들을 앞에서 한 연설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술이나 마시고 측근이나 챙긴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6일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문화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국민께 뵐 면목이 없다”며 “저 이재명은 앞으로 일체의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 야당도 동참해달라”고 했다.

이로부터 1시간 뒤 이 후보는 경기 고양시 화정역 문화광장을 찾아 유권자들을 만났다. 그는 즉석연설에서 “국가 지도자가 선의를 갖고 유능하고 열심히 일하면 나라가 통째로 바뀐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리더가 주어진 권한으로 술이나 마시고 측근이나 챙기고, 게을러서 다른 사람에게 맡겨놨더니 환관·내시들이 장난이나 치고, 어디 가서 이상한 짓이나 하고 이런 나라가 어떻게 됐나. 이런 나라는 망했다”고 말했다. 뒤 이어 조선의 선조와 세종을 언급했지만, 윤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저는 권력을 국민을 위해 썼다”며 “업자들이 번 돈 일부로 모 후보 집을 사줬다지 않나, 이재명이 대체 뭘 했나”라고 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누나가 윤 후보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을 매입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 의혹이 제기됐던 지난해 9월 윤 후보 측은 윤 후보와 부친은 매입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고, 매매가도 시세보다 싸게 매도했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 측은 “매매 과정에서 20억원을 요구했다가 19억원으로 한 차례 낮췄고, 매수자 김씨가 1억원을 더 낮춰달라고 했으나 거절했다”며 “뇌물이라면 가격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정치혁신 구상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이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너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없는 사실까지 공격받고, 상대는 있는 사실조차 다 묻힌다”며 “여러분이 언론이 돼 달라. 지금 댓글, 공감 누르고 커뮤니티 글 쓰고 카카오톡을 보내서 진실을 알려달라. 1만명이 하루에 한 번씩만 이야기해도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는) 윤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가 거짓으로 드러나도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며 “이제 자신의 패륜 욕설과 친형을 강제입원시키려 했던 잔혹사가 드러나려고 하니 같이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한다”고 했다. 이어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다. ‘네거티브 중단 쇼’하지 말고, 원래 살던 대로 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