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이 3일 사퇴했다. 지난달 20일 스스로 ‘페미니스트’를 표방한 정치인인 신 수석부위원장이 영입되면서 일부 당 지지층에서 반발을 일으켰고, 14일 만에 사퇴한 것이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포스터

신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지난해 12월 20일 오로지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다짐 하나로 새시대준비위원회에 들어왔지만 저는 오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에서 사퇴한다”고 적었다.

그는 “권력형 성폭력을 저지르고, 2차 가해를 일삼는 무리들이 다시 정권을 잡는 일만은 막아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국민으로부터 180석을 부여받고도 아무런 개혁과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이상 속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신 수석부위원장은 “진보 진영에서는 (그런 제게) 변절자라고 욕했고, 보수 진영에서는 페미니스트라며 환영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믿음 하나로 윤 후보를 향한 지지 활동을 묵묵히 이어나갔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온 제게 더 강한 저항은 국민의힘 내부에 있었다”면서 “후보와 공식적인 환영식을 하고, 캠프의 공식적인 직함을 받아 활동하는 저에게 조차 사퇴하라는 종용은 이어졌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이준석 당대표의 조롱도 계속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의 간절한 소망은 안중에 없었다. 자신들의 의견과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사람이라면 그 어느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다는 폐쇄적인 생각으로 저를 몰아붙였다”면서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도 모두 저 때문이라고 한다. 신지예 한 사람이 들어와 윤 후보를 향한 2030의 지지가 폭락했다고 말한다”고 했다.

신 수석부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 “정말 그렇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무엇을 했냐. 최고위원의 반발에 자리를 뛰쳐나가고, 성상납 논란으로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지 않냐”면서 “당원과 국민이 뽑은 윤 후보에게 ‘선거운동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사람은 당대표가 맞냐”고 했다.

신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당은 윤 후보 바보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대선때 민주당이 ‘MB 아바타’라며 안철수 후보에게 썼던 방식”이라며 “이 대표는 이런 공작에 기름을 부었다. 정말 윤 후보가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냐. 여성을 수십번 찔러 무참히 살해한 가해자를 심신미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 권력형 성폭력을 저지르고도 뻔뻔히 2차 가해를 한 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잡도록 가만히 보고 있어야 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먼저 나서겠다”며 “자리를 내려놓으며 정권교체를 위한 조직 쇄신이 필요함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는 “저는 오늘 선대위직을 내려놓지만, 어디에 있든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살해와 폭력의 위협으로부터 약자가 자유로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함께 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서는 “꼭 대통령이 되셔서 N번방 방지법을 만들어 주시고, 성폭력 무고죄 법안 공약을 철회해 달라”면서 “부디 여성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주겠다고 하신 그 약속, 꼭 지켜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