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정치권 안팎에서 ‘정책 실종’ 지적이 이어지자, 110대 국정과제 및 생활밀착형 공약 우선순위에 대한 재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는 최근 대통령실 인적·조직쇄신 결과로 합류한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윤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30% 안팎으로 낮은 상황에서 주요 정책을 보다 섬세하게 조율해 직접적인 국민 생활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생활밀착형 공약인 ‘심쿵’ ‘쇼츠’ 공약도 한 두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책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이 수석 취임 후 110대 국정과제는 물론, 40개 생활밀착형 심쿵공약, 29개 쇼츠(짧은 동영상) 공약에 대한 총괄적인 재조정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공약과 국정과제 우선순위를 재점검하는 과정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태후 쏙 들어갔던 쇼츠공약도 전반적인 타당성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다만 나이 기준 통일 등 대부분의 쇼츠공약은 이미 국정과제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발표한 40개 ‘심쿵공약’은 생활밀착형 공약이다. ‘토익 등 공인영어시험 성적 인정 기간 4년으로 연장’ ‘낚시·여가 특구 지정’ ‘닥터헬기 운용지역 확대’ ‘가다실 9가 접종 비용 지원’ 등이다. ‘쇼츠 공약’에는 나이 기준 통일, 디지털 약자층을 위한 키오스크 활용법 소개 강화, 관공서 개인정보 열람 기록 알림 의무화 등이 담겼는데 쇼츠 공약의 경우 대부분이 국정과제에 포함된 상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많은 예산이 필요한 한 두 가지 심쿵 공약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책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순서를 조율 중”이라고 했다.

/윤석열 유튜브 캡처

이는 최근 이뤄진 대통령실 인적·조직 쇄신에 따른 결과다. 대통령실은 최근 마무리된 1차 인적 쇄신과 조직개편에서 정책기획수석직을 신설했다. 이 자리에 이관섭 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인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는 관료 출신이지만 대통령 비서실에서도 많이 근무했고 당 수석전문위원으로도 근무해 국정 전반에 대한 기획조정 능력과정무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인선 이유를 전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무총리실의 국무조정실처럼 정책을 조율하고 알리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더 최근에는 정책기획수석실이라는 명칭을 국정기획비서관실로 바꾸기도 했다. 특히 이 수석은 현 대통령실 조직도상 가장 앞에 있던 이진복 정무수석보다도 더 앞에 놓인 이른바 ‘왕수석’을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수석은 최상목 경제수석보다도 행정고시 2기수 선배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 수석은 유연한 스타일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어 국민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시의적절하게, 잡음 없이 전달되도록 발표하는 데 적임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