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6일(현지 시각) 한국과 스페인의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협정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래블 버블은 두 국가 이상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서로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면제를 포함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달 30일 시민들이 해변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스페인 국빈방문을 수행 중인 황 장관은 이날 스페인 현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아직 방역당국 간 더 얘기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이 같은 방침을 전했다.

황 장관은 “스페인은 한국을 포함한 방역 우수국가 10여개 나라에 대해 입국자의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트래블버블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햔국은 백신 접종자에 한해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페인에서는 방탄소년단(BTS)도 인기가 있고, 한국 관광에 대한 수요 압력이 상당히 높아진 상태”라며 7월부터는 양국 간 단체관광도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황 장관은 방역당국을 포함해 정부가 너무 보수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역당국이 너무 신중하다”며 “이 기회를 실기하면 (관광 분야가) 산업적으로 큰 데미지(피해)를 받을 수 있다. 국제 경쟁에서 좋은 위치를 뺏길 우려도 있다”고 했다.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왕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왕실 근위대 및 기마병 분열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트래블 버블은 방역 안전성이 보장되는 국가에 한하는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일본과는 트래블 버블을 추진하지 않는가’라는 물음에 황 장관은 “안전한 국가와 추진을 해야 하는데, 일본은 확진자 수가 많고 백신 접종이 저조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된 스페인의 신규 확진자 수는 746명이다. 일본은 1336명, 한국은 545명이다. 올해 스페인 인구는 4674만명, 일본 인구는 1억2605만명, 한국은 5182명이다. 인구와 비교하면 최근 코로나 확진자는 스페인이 가장 높고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현재 일본과 스페인에 대해 여행경보를 3단계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인이 일본과 스페인에 갈 경우 미리 접종을 완료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여행을 자제해야 하는 국가에 속한다. 한국은 여행경보 1단계로 가장 안전한 국가에 속한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여행안전권역 추진 관광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