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고(高)임금 산업과 저임금 산업간 임금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임금 불평등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분석’에서 “어떤 산업은 비슷한 기술과 능력을 갖춘 근로자에게 다른 산업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런 산업 간 임금 격차가 최근 들어 더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의 첫 출근일인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각자 자신들의 일터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의 오삼일 차장·이종하 조사역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해 72개 산업을 대상으로 산업 간 임금 불평등 추이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동일 산업 내 임금 분산(격차)은 줄었지만, 서로 다른 산업간 임금 분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 내 임금 분산은 지난 2009~2012년 0.31에서 0.28로 0.02 줄어든 반면, 산업간 임금 분산은 같은 기간 0.06에서 0.09로 0.03 늘어났다.

임금 분포 양극단(상하위 20%)에 있는 고임금 산업 5개와 저임금 산업 5개가 산업간 임금 분산을 주도했다.

보고서는 “대형기업(mega firms)을 포함한 고임금 산업은 상대임금이 상승하면서 고용이 늘었고, 저임금 산업은 상대임금이 하락하면서 고용이 증가했다”고 했다. 고임금 산업과 저임금 산업에 인력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임금분포 양 끝단이 두꺼워졌고, 그 결과 산업간 임금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고 더 벌어진 것이다.

산업별 임금분산 기여율 / 한국은행

실제 고임금 산업이 임금 분산 증가분의 42%를, 저임금 산업이 98.1%를 차지했다. 고임금 상위 5개 산업에는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제조업, 연구개발업, 금융 및 보험 관련 서비스업, 금융업, 전문서비스업이 포함된다. 저임금 5개 산업은 사회복지 서비스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음식점 및 주점업, 사업지원 서비스업 등이다.

임금 불평등을 측정하는 또 다른 지표인 임금 프리미엄도 지난 10년 사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프리미엄은 근로자의 경력, 학력, 연령 등의 요인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대규모 사업체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더 받는 임금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2009~2012년 같은 조건의 근로자가 전자부품 관련 제조업에서 일하면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임금이 40% 더 높았지만, 2018~2021년 중에는 54% 더 높았다. 10년 사이 격차가 14%p 벌어진 것이다.

오삼일 차장은 “지난 10년간 고임금 산업은 임금 프리미엄이 늘어난 반면, 저임금 산업은 감소하면서 산업별 임금 프리미엄 격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산업별 임금 프리미엄 / 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