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월 수입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국내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2년 6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54.84로 전월보다 0.5% 올랐다. 2개월 연속 상승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3.6% 뛰었다.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16개월 연속 오름세다.

14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알뜰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수입물가를 밀어올렸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한국으로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월평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113.27달러로, 전월(108.167) 대비 4.7% 상승했다.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1% 올랐다.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 제1차금속제품 등이 내리면서 1.5% 하락했다. 자본재는 0.1% 상승했고, 소비재는 보합 수준에서 움직였다.

수입물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차질 장기화 등의 여파로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6%를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도 기존 전망치인 4.5%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을 넘어 13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점도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5월 월평균 1269.88원이었던 환율은 지난달 1277.35로 0.6%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1300원대로 치솟았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원 오른 1312.1원에 마감했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밀어올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 경제는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비중이 높은 원유, 곡물 등 수입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상승한 132.81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3.7% 올랐다.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17개월 연속 상승세다. 특히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석탄및석유제품(7.2%), 화학제품(0.9%) 등 공산품을 중심으로 수출물가도 오름세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