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조업의 1분기 국내 공급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나, 증가 폭은 지난해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국의 봉쇄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일으킨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에서 생산돼 국내로 출하됐거나, 외국에서 생산돼 국내에 유통된 제조업 제품의 실질 공급금액을 지수화한 것이다. 해당 지수를 활용해 내수시장 동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분기 제조업 국내 공급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오름세를 기록 중이나, 증가 폭은 둔화하는 추세다.

통계청 제공

국산은 전년동기 대비 1.4% 줄어들었는데, 이는 지난해 3분기(-2.7%), 4분기(-0.9%)에 이어 3분기 연속 감소 기록이다. 금속가공·자동차 생산이 줄면서 감소세를 이끌었다. 반면 수입은 전자제품·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늘면서 9.2% 증가의 호조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 내내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여오던 것과 비교하면 주춤한 모습이다.

빈현준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중국 봉쇄 조치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나 부품 공급 지연 등 문제가 빚어지면서 국산 자동차와 금속가공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반도체 호황과 비대면 경제 확대 등으로 지난해 호조를 보인 탓에 기저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별로는 최종재 국내 공급이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재의 감소는 2020년 4분기 이후 1년 만이다. 최종재 중 소비재는 의약품·상업인쇄 등이 늘어 2.9% 증가했으나, 자본재는 웨이퍼 가공 장비와 컨테이너선 등이 줄면서 5.8% 감소했다. 소비재는 개인 또는 가계에서 구매·사용하는 제품이고, 자본재는 산업에서 생산 관련 활동에 지속해서 사용하는 장비를 일컫는다.

광공업과 다른 산업의 원재료, 연료, 부품 등으로 투입되는 중간재는 시스템 반도체와 D램 등이 늘면서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금속가공(-9.2%) 등은 감소했으나 의약품(20.0%), 전자제품(13.0%), 전기장비(7.4%) 등은 증가했다.

국내에서 공급되는 제조업 제품 가운데 외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비중은 30.8%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2.3%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수입 비중은 지난해 3분기(30.2%) 이래 3분기 연속 30%대를 기록 중이다. 인쇄·기록매체(30.5%), 기타운송장비(26.1%), 나무제품(35.1%) 등의 수입 점유비가 늘고, 의료정밀과학(49.8%)은 하락했다.

빈 과장은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과거 소비하지 않던 명품 등 고가 수입품 소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수입 점유비가 추세적으로 계속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