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금리인상을 시작한다고 강력 시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불리는 1200원을 돌파했다. 지정학적 우려에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7년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점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원 오른 120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장 초반 한때 1203원까지 치솟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고 있고 노동시장도 강하다”며 “3월 금리인상을 고려 중이며 고용시장의 회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금리를 올릴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치솟는 물가와 강한 노동시장을 감안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00달러짜리 미국 달러화 지폐들. /UPI 연합뉴스

FOMC 결과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매파(긴축 선호)’적이었다고 평가했고, 연준이 올해 4~7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준이 긴축 속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에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56% 오른 96.465를 기록했다.

이날 FOMC 결과에 뉴욕증시가 3~4%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타격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700선을 내줬다. 코스피지수가 2700포인트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12월 3일(종가 2696.22)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이날 환율은 파월의 과감한 발언을 소화하면서 1200원선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정학적 위험 속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상회한 소식도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매도를 부추겨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