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쇼크가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1.9% 감소하며 1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생산·설비투자도 17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앞으로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5p 감소하며 4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현재의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도 지난달에 이어 2개월째 하락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선행·동행지수가 2개월째 동반하락하면서, 경기회복 흐름이 조기에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9% 감소하며 내림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4월(-2.0%)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이다.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생산이 지연되고 있는 자동차 등이 포함된 광공업은 전월 대비 3.0% 감소했다. 이는 2020년 5월(-7.7%) 이후 17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에 따라 자동차(-5.1%)와 1차금속(-5.9%) 등에서 생산이 급감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 3.5% 증가, 전년동월대비 7.2%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1%로 전월대비 2.5%포인트(p) 하락했다. 사실상 공급망 교란으로 가동률이 줄면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고, 생산이나 출하가 지연되면서 재고도 쌓여가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당장 바뀌긴 어렵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을 늘리기 위해 생산시설을 증설한다해도 1~2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이나 2023년에나 공급 문제가 줄어들 수 있다”며 “특히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부품, 모듈 생산이 지연되면서 산업 전체적인 생산 병목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서비스업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점(4.5%)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금융·보험(-2.1%), 전문·과학·기술(-2.5%)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대비 0.3% 감소했다. 금융·보험 분야는 금융상품 거래 감소, 주가하락 등으로 금융지원 서비스업 등이 감소한 결과다. 전문·과학·기술 분야는 법무관련 서비스업, 연구개발업, 건축기술·엔지니어링 및 관련 기술 서비스업 등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청

공공행정은 8.9% 감소하면서 2013년 3월(-9.8%)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국방비 분기별 임차료 지급에 따른 기저 효과, 기계류 막사 등 건축 시설 임차료 분기별 지급과 함께 백신 구입 관련 지출 등의 영향을 받았다.

전산업 생산은 올해 1월(-0.5%) 감소했지만 2월(2.0%), 3월(0.9%)에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4월(-1.3%)과 5월(-0.2%) 감소했다가 6월(1.6%)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후 7월(-0.7%)과 8월(-0.1%) 두 달 연속 줄었다가 9월(1.1%) 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지만, 지난달 다시 내림세를 보였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2% 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전월(2.4%)보다는 오름폭이 크게 둔화했다. 소비 동향은 전년 동월 대비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3.7%)에서 판매가 줄었으나, 전문소매점(11.2%), 무점포소매(12.9%), 백화점(22.8%), 면세점(15.0%), 편의점(5.4%), 대형마트(4.5%), 슈퍼마켓 및 잡화점(1.7%)에서 판매가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4% 감소하며 3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2020년 5월(-5.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질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 포인트,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p(포인트) 감소하며 2개월째 내림세를 기록했다. 앞으로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5p 내리며 4개월째 하락세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달 산업생산이 감소해 부진했지만 기저효과, 대체공휴일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경기개선이 꺾었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수출호조, 백신접종 확대, 소비 개선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국내 코로나19 불확실성 높아지고 있고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중심으로 향후 경기흐름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