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이자 상환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음달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재차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총재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상환부담이 커지는 데 따른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묻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 답변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정 의원은 “한은의 거시건전성 정책과 물가안정 정책,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은 언젠가 종료된다”며 “그 경우 취약계층에 상환부담을 가중시켜 거시건전성이 악화된다는 우려에 대한 한은의 대책이 있냐”고 물었다.

이 총재는 “금리를 인상하다 보면 경기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취약계층은 상환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통화정책은 그렇게 (금리인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앞으로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 있다는 것은 물가와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취하는 조치”라면서 다음달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포인트(p) 올렸고, 금리를 동결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1월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아울러 이 총재는 “한은도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을 하겠지만 재정에서 중요한 지원을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지만, 연장을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국하고만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도 아닌 데다 지난해 봄에 비해 국제 금융시장 여건 등이 양호해진 측면이 있어 연준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또 이 총재는 여러 악재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국내 주식·외환·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파급력이 증폭되는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위기)’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취임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을 들어 이 총재의 견해를 물었다. 앞서 정은보 금감원장은 “부실 확대와 자산 가격조정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상황이 나빠질 것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한다고 본다”며 “금감원장도 그런 상황에 대비하자는 취지였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아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