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공사와 6개 발전자회사가 올해 4조원 상당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와 인천국제공항공사도 2조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정부가 국회에 최근 제출한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자료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15곳은 올해 총 6조6787억원 상당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이 2조원 이상이거나 자본잠식 또는 손실보전 규정이 있는 40개 공기업·준정부기관 중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면서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26개 기관 중 절반 이상이 적자를 낸다는 의미다.

한국전력 나주본사 전경

올해 적자를 예상한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과 남동·남부·중부·서부·동서발전·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자회사와 코레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석유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인천항만공사, 산업단지공단 등이다.

이들 15개사의 적자 규모는 지난해 3조3993억원에서 2배로 늘어난다. 이는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 탓이 크다.

지난해 1조9515억원의 흑자를 냈던 한전은 올해 3조2677억원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수원과 남동·남부·중부·서부·동서발전 등 6개 한전 자회사는 지난해 총 3329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올해는 7575억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전과 계열사들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전력 생산의 원료인 원유와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올해 급등한 탓이다.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전력용 연료탄은 올 초 톤(t)당 90달러 안팎에서 5월에는 123달러까지 올랐고, 이후에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정부는 연료비를 가격에 연동시키는 연료비연동제를 시행 중이지만, 코로나19와 물가안정을 이유로 올해 2~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코레일은 올해 1조1779억원의 손실이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동이 줄면서 철도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올해 철도 수요는 코로나 사태 발생 전인 2019년 대비 74%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00% 회복 시점은 2023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적자는 지난해 4229억원에서 올해 832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밖에도 자산이 2조원 이상이거나 정부의 손실보전 조항이 있는 공기업·준정부기관 40곳 가운데 자본잠식 상태인 기관은 석유공사·석탄공사·광물공사 등 3곳으로 나타났다. 자본금을 까먹고 빚으로 연명 중인 이들 3개 기관이 향후 5년간 내야 할 이자 비용만 2조83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