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와 중국이 우리나라 수출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과 주요국의 펜트업(pent-up·보복소비) 수요 등에 힘입어 우리나라 수출 호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공급차질 문제도 하반기 들어 완화되면서 IT 수출도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16일 발표한 ‘최근 우리 수출의 회복 요인 평가 및 향후 전망’이라는 ‘BOK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주요국 수입수요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의 수입 수요가 크게 늘면서 우리나라 수출 성장을 이끌었고, 올해 1분기 들어서는 중국의 기여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YONHAP PHOTO-2965> 5월 수출 45.6% 늘며 32년 만에 최대폭 성장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일 오후 부산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하다. 우리나라 수출이 32년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45.6% 증가한 507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2021.6.1 handbrother@yna.co.kr/2021-06-01 15:22:00/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수출 기여도는 지난해 3분기 9.3%로 정점을 찍은 뒤 4분기(3.6%), 올해 1분기(0.4%)로 점차 하락한 반면, 중국의 기여도는 지난해 3분기(0.5%), 4분기(2.5%), 올해 1분기(3.8%)로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의 재화소비가 회복되면서 비(非) IT 수입수요가 늘었고, 올 1분기에는 중국의 소비·투자 회복에 따른 IT 수입수요가 크게 늘면서 우리나라 수출 회복세를 견인했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과 펜트업 소비에 힘입어 주요국의 수입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욱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미 추가 경기부양책 효과가 미국 뿐 아니라 다른 국가로 파급되면서 글로벌 수입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가계저축률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주요국의 펜트업 수요가 하반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국내 기업의 휴대폰용 반도체 생산차질 등 공급측 요인이 수출을 일부 제약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 4월 들어 우리나라 일평균 IT 수출은 중국 IT 기업의 부품확보 수요 둔화, 5G 통신칩 부족으로 인한 국내 기업 해외 공장의 생산 차질 등으로 1분기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된 바 있다. 자동차 수출 역시 차량용 반도체 공급대란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4월 들어 소폭 둔화됐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IT 부문 공급측면의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서버·모바일용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IT 수출이 다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공급부족 문제가 올해 안으로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지만,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