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네이버와 카카오의 사세가 커지면서 인건비 지출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맞먹고 있다. 특히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네이버의 인건비 지출은 지난해 처음 2조원을 돌파하고, 카카오는 LG유플러스의 지출 규모를 넘어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인건비로 2조1759억원을 지출, 전년(1조7367억원)과 비교해 25.3% 증가했다. 2021년(1조5452억원)과 비교해선 40% 넘게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는 지난해 인건비 지출이 1조8649억원으로 전년(1조7009억원)보다 16% 증가했다. 카카오의 인건비는 2020년 9119억원, 2021년 1조4169억원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사업을 확장하면서 채용을 공격적으로 진행한 결과다. 지난해 6월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네이버는 4318명, 카카오는 3917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계열사 수는 네이버가 49개, 카카오는 137개로, 두 기업 모두 계열사까지 합치면 직원 수가 1만명을 훌쩍 넘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발자 몸값이 뛰면서 인건비 지출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 2020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2022년 네이버는 1억3900만원, 카카오는 1억3449만원까지 상승했다.

이 결과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ICT(정보통신기술)기업 중 가장 많은 인건비를 지출하던 통신사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네이버는 지난 2022년 LG유플러스(1조7056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게 앞섰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인건비는 1조8236억원으로 카카오보다 적었다. 본사 직원 수가 약 1만명인 LG유플러스의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100만원이다.

본사 직원 수가 5500여명인 SK텔레콤은 지난해 인건비로 2조4882억원을 지출해 전년(2조4498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SK텔레콤의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4500만원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보다 높다. 하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네이버의 인건비 지출이 SK텔레콤을 조만간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KT의 경우 지난해 통신사 중 가장 많은 인건비(4조5494억원)를 지출했다. 별도 기준으로도 2조2785억원에 달한다. KT 직원 수는 본사 기준으로 2만명이고 그룹 전체로 따지면 5만명이 넘는다.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30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 수는 통신사가 네이버나 카카오보다 많지만 인건비 지출이 비슷해진 것은 그만큼 연봉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네이버와 카카오가 개발자 중심 조직인 만큼 앞으로 통신사와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