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은 카카오’란 이야기가 옛말이 됐다. 카카오가 최근 악화된 실적과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마음에서 멀어지고 있다.
10일 복수의 취업플랫폼에 따르면 지난 몇년 간 대학생 취업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던 카카오의 순위가 밀렸다.
먼저 진학사 취업플랫폼 캐치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취업준비생이 가장 취직하고 싶어하는 기업’ 조사에서 지난 2022년 2위였던 카카오가 지난해 5위로 떨어졌다. 네이버가 지난 2022년 1위에 오른 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이과생을 중심으로 카카오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줄었다. 진학사가 지난 2022년 이과생만을 대상으로 한 취업하고 싶은 기업 순위에서 카카오는 네이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동일한 조사에서 카카오는 현대자동차와 CJ제일제당에 밀려 공동 6위(LG화학, 기아자동차)에 머물렸다.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 운영사 비누랩스가 지난달 처음 실시한 취업 선호도 조사에서는 삼성전자가 1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네이버, 카카오가 차지했다.
지난해 6월 취업플랫폼 인크루트 조사에서도 카카오는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뺏겼다. 인크루트는 지난 2004년부터 매년 ‘대학생이 뽑은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인크루트의 2020년부터 2022년 동일한 조사에서는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 취업 선호도 조사에서도 카카오는 2020~2021년 2년 연속 1위를 했지만, 2022~2023년 조사에선 네이버와 삼성전자에 밀렸다.
이런 현상은 카카오가 ‘국민 기업’에서 ‘갑질’, ‘국민 밉상’ 이미지가 굳어진 현재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기업 덩치가 빠르게 커지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카카오는 수년 전부터 제기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이어 지난해에는 연초부터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 조종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경영진들의 비리 의혹과 검찰 수사 등 각종 악재가 따라붙었다.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학생들은 취업을 할 때 연봉이나 재무 상태 등 재정적 기준만을 봤다면 최근에는 ESG(사회환경지배구조) 부분을 굉장히 중시하고 있다”며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인 어린 학생들일수록 경영 관행이 떳떳하지 않으면 기업의 존재가 위태로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