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소개 자료. /KT엠모바일 제공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100만원을 주고 애플 ‘아이폰 14′ 신제품을 구입한 20대 대학원생 김모씨는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인 유플러스(U+)유모바일의 LTE(4세대 이동통신) 요금제에 가입했다. 김씨가 선택한 ‘LTE 유심 스페셜’ 요금제는 월 3만3000원에 11GB(+일 2GB)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데이터를 다 사용해도 3Mbps 속도로 추가 과금 없이 쓸 수 있어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다. 김씨는 “주변 친구들 대부분이 통신 3사의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 대신 저렴하고 속도 차이가 거의 없는 알뜰폰 LTE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라며 “알뜰폰에서도 가족 결합이 가능할뿐더러 요금도 월 2만~3만원 가까이 저렴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월 무선통신 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국내 LTE 가입자는 4596만6952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무선통신 가입자(7771만6811명)의 59.1%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5G 가입자는 2913만731명으로 LTE 가입자의 3분의 2에 못 미친다.

국내 LTE 가입자 수는 매월 줄어들고 있다. 2019년 5569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0년부터 매년 300만~400만명씩 줄고 있다. 매월 20만~30만명이 5G 서비스로 갈아타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5G 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서비스 출시 당시 국내 5G 가입자 수는 467만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2228만명을 돌파했다. 업계는 지난 3월 국내 5G 서비스 가입자 수가 처음으로 3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알뜰폰 LTE 가입자 매월 20만명씩 늘어

그러나 알뜰폰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통신 3사의 LTE 가입자 수가 매월 줄어드는 것과 달리 알뜰폰 LTE 가입자는 매월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지난 2월 1215만명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943만명) 대비 272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5월 국내 알뜰폰 LTE 가입자 수는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고, 이후로도 매월 20만명씩 유입되고 있다. 통신 3사를 이탈한 LTE 사용자들이 사실상 알뜰폰 LTE 상품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인 유플러스(U+)유모바일이 판매 중인 LTE 무제한 유심요금제 모습. 비슷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통신 3사 요금제와 비교해 평균 2~3만원 저렴한 모습이다. /U+유모바일 제공.

업계는 가격 비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MZ세대가 알뜰폰 LTE 상품으로 이동하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급제 스마트폰에 알뜰폰 LTE 요금제를 선택한 김씨와 같이 MZ세대가 통신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알뜰폰 가입자의 60%는 MZ세대이고, 이 가운데 LTE 가입 비중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당사 신규 가입자(온라인)를 보면 20·30대가 43%, 10대를 포함하면 57%가 30대 이하로 집계됐다”라며 “이들 대부분은 5G 서비스보다 무제한 LTE 유심 요금제에 가입했다”라고 설명했다.

◇ 알뜰폰 5G 가입자 20만명에 불과… 결합 상품에 고객센터 개선까지

알뜰폰 LTE 가입자 수는 알뜰폰 5G 가입자의 60배가 넘는다. 2월 기준 알뜰폰 5G 가입자 수는 19만6300여명으로 전체 알뜰폰 가입자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알뜰폰 3G(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71만명)와 비교해도 절반에 못 미치는 숫자다.

알뜰폰 업체들이 앞다퉈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업계는 자급제 스마트폰에 알뜰폰 5G 요금제를 선택하는 MZ세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뜰폰 5G 가입자 수는 올 들어 월평균 12%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의 단점으로 꼽힌 결합 상품 부재, 고객센터 접근, 앱 환경 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KT엠모바일은 지난 10일 사실상 업계 최초로 가입자 간 결합 시 무료 데이터 최대 20GB를 제공하는 ‘아무나 결합’ 서비스를 내놨다. SK텔링크는 고객센터 서비스를 강화했고 아이즈비전은 통신 서비스에 필요한 필수 기능을 담은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