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작년 12월 쓰론 앤 리버티를 소개하고 있다./엔씨소프트 제공

경기 침체로 게임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엔씨소프트 임직원들의 급여가 증가해 주목받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해 게임업계 ‘연봉킹’을 기록한데다,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도 증가했다. 반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않았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회사로부터 123억8100만원을 받았다. 2021년 보수 총액(106억200만원)보다 16.7% 증가한 것이다. 김 대표의 보수 총액 상세내역을 보면 급여 23억3200만원, 상여 100억3100만원이다. 상여는 특별 장기기여인센티브, 임원 장기인센티브, 격려금 등이 포함됐다. 특별장기인센티브는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창의력책임자(CCO)로서 리니지2M, 리니지W 개발과 상용화 추진을 최일선에서 선도했고, 글로벌 시장 진출과 성과 창출을 견인한 했다는 점이 반영돼 71억원으로 책정됐다. 임원 장기인센티브 29억3000만원, 연말 격려금 100만원 등이다.

김 대표 다음으로는 이성구 부사장(본부장) 65억3100만원, 김택헌 수석부사장(CPO) 57억3800만원이었다. 이 부사장과 김 수석부사장도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리니지2M과 리니지W 흥행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개발성과인센티브를 각각 50억원, 45억원씩 받았다. 정진수 전 수석부사장과 우원식 전 부사장은 퇴직 급여로 각각 29억4800만원, 25억4000만원을 받았다.

송병준 컴투스 의장(왼쪽)과 송재준 대표./컴투스 제공

송병준 컴투스 의장은 지난해 27억4200만원을 받았다. 전년(26억6200만원) 대비 3% 증가했다. 급여가 19억6000만원에서 20억4000만원으로 올랐으나 상여금은 7억원으로 2021년과 동일했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14억4200만원으로 2021년과 지난해 동일한 보수를 받았다. 다만 이주환 대표의 경우 2021년 6억3700만원에서 지난해 5억1400만원으로 줄었다. 이 대표도 급여는 늘었으나 상여금이 3억9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감소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왼쪽)와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크래프톤

대다수 게임업체 경영진은 연봉이 대폭 줄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연봉을 ‘셀프 삭감’했다. 김 대표가 회사측에 지난해 상여금을 지급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억3500만원을 받았는데 20억6500만원을 받았던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의 급여를 받았다. 김 대표는 크래프톤 내에서도 연봉 상위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크래프톤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45억5800만원을 받았다. 이어 조웅희 전 최고사업책임자(CBO) 36억7100만원, 이병욱 실장 32억5600만원, 임우열 본부장 25억7600만원, 윤진원 본부장 21억4300만원 순이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지난해 9900만원을 받았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넷마블 제공

방준혁 넷마블 의장도 지난해 상여금을 받지 않았다. 작년 급여는 14억7200만원이다. 방 의장은 넷마블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2년 연속 상여금을 받지 않고 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상여금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지난해 18억2500만원을 받았다. 조 대표의 지난해 보수 총액은 전년 대비 20%가량 줄었다.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대표도 연봉이 반토막 났다. 2021년 3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5억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뉴스1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카카오게임즈가 1억3800만원으로 주요 게임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지만 전년(1억5100만원)과 비교하면 8.6% 감소했다. 크래프톤도 지난해 1억900만원으로 전년(1억2600만원) 대비 13.5%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이 1억1400만원으로 전년(1억600만원) 대비 7.5% 증가했다. 펄어비스도 지난해 9633만원으로 전년(8754만원) 대비 10% 가량 늘었다. 이밖에 컴투스 7800만원, NHN 7568만원, 넷마블 7400만원, 네오위즈 7100만원, 데브시스터즈 5900만원 순이었다.

게임사의 평균 연봉이 1억원대까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개발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연봉을 1000만원가량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게임사들의 실적이 악화됐고, 늘어난 인건비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