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영 넥슨 그룹장이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넥슨 제공

넥슨은 21일(현지 시각)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에서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에 대체불가토큰(NFT) 등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중성을 확보한 기존 흥행 IP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보다 많은 글로벌 이용자에게 재미 요소를 제공해 자사 가상세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황선영 넥슨 그룹장은 이날 GDC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블록체인을 통한 핵심 MMORPG 경험의 완성’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20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GDC는 게임업계의 최신 동향, 전망, 첨단 기술을 공유하는 컨퍼런스로 올해 37회를 맞이했다. 국내에선 메인 스폰서로 이름을 올린 위메이드를 포함해 넥슨, 컴투스, 네오위즈 등 게임사가 강연 등에 참여했다.

메이플스토리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 1억8000만명을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10년 이상 플레이어한 계정이 5000만명을 상회하는 넥슨의 대표적인 온라인 MMORPG다. 황 그룹장은 이날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출시 이후 20년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넥슨의 핵심 IP다’라며 “게임업계가 기술과 유행에 민감한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처럼 장기 지속성을 지닌다는 것은 눈에 띄는 성과다”라고 했다.

황 그룹장은 이날 발표에서 메이플스토리의 강력한 지속력의 요인이자 플레이어가 게임을 반복적으로 플레이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로 득템의 재미(Reward Experience)를 제시했다. 그는 “아이템의 가치가 유동적인 온라인게임에서는 대규모 플레이어에게 안정감 있게 게임 아이템을 제공하고 득템의 재미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며 “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 기반의 아이템 사용처의 확장, 그리고 게임 내 봇들의 활동을 단속하는 등 강력한 라이브 대응을 통한 아이템 레어리티 관리로 게임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황 그룹장은 메이플스토리 IP가 다음 차원으로 나아가고자 득템의 재미 강화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해결의 실마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 위로 메이플스토리를 옮겨 모든 아이템을 NFT화 가능한 환경으로 구축해, 게임의 경계를 크리에이터 2차 창작 등 다양한 파생 활동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아이템 발행 수량 통제로 인플레이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득템의 재미를 더욱 강화하고 한층 진보된 가상세계를 새롭게 만들겠다는 목표다.

그는 “팬들에 의해 생겨나는 파생활동을 즐기는 것도 게임 플레이의 연장선으로 역할을 한다”라며 “캐릭터나 장비 등 게임 플레이로 만들어진 아이템이 NFT화 되어 게임 밖으로 사용처를 확장해 2차 창작, 파생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파생활동에 사용 가능한 환경을 만들면, 아이템의 가치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라고 했다.

또 기존 온라인게임의 경우 일반적으로 게임 아이템이 플레이어 기준으로 생성되고 주어져 무한히 생성될 수 있는 구조로 희귀도를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태생적인 문제가 있다. 넥슨은 여기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서버 전체 단위로 총량을 정해두고 게임 아이템의 발행량을 제어하면서도 블록체인 위에서 이를 투명하고 명확하게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황 그룹장은 게임사가 주도적으로 개발해오는 게임의 경계를 넘어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참여하는 더 넓은 세상으로서 설계 중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소개했다. 이는 MMORPG 게임을 포함해 IP를 공유하는 다양한 게임과 애플리케이션들이 NFT를 상호 활용하고 공유하는 가상세계로, 이 중 첫 핵심 프로젝트가 될 메이플스토리 N은 기존 원작에 NFT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PC MMORPG라는 것이 넥슨 측 설명이다. 이는 게임 플레이를 통한 아이템을 NFT화해 플레이어가 디지털 소유권을 갖고 자유로운 거래 및 이전이 가능한 구조로, 회사는 NFT 아이템은 제마다 고유의 기능과 희귀도를 확보해 더욱 진보한 득템의 재미와 성장 체감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NFT가 널리 활용되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철학을 구현하고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코어 게임과 애플리케이션도 순차 선보인다. 메이플스토리 NFT를 모바일 플랫폼에 즐길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N 모바일을 비롯해 크리에이터 혹은 플레이어 양쪽의 역할로 참여해 보유한 NFT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N 월드, 한 발 나아가 메이플스토리 및 외부 NFT까지 연동해 각종 응용 애플리케이션이 탄생할 수 있는 개발 도구 메이플스토리 N SDK을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황 그룹장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보상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생태계를 키워 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생적으로 지속 가능하도록, 넥슨은 각 주체들의 활동에 대해 기여를 측정하고 자체 발행 예정인 코인을 통해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부여할 계획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안에서 개발진은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크리에이터는 각자의 파생 활동을 통해 NFT 생태계에의 사용처 확장에 기여하고 수익을 나누게 되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 만들어진 NFT가 게임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활용되는 것이 목표다. 황 그룹장은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메이플스토리 NFT가 진출하고, 다른 NFT 프로젝트들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안으로 들어오면서 서로 융합되는 것이 궁극적인 비전이다”라며 “이후에는 넥슨의 다른 유명 IP를 중심으로 또 다른 유니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확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