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국내에 공급되는 서빙 로봇은 국산과 중국산, 미국산 제품으로 나뉜다. 시중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서빙 로봇은 중국 푸두테크놀로지가 만든 제품으로 국내 독점 총판인 브이디컴퍼니가 저가에 판매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인 비로보틱스 역시 중국산 서빙 로봇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는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은 한국인이 만든 회사라는 특징 때문에 미국산 겸 국산으로 불린다.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은 글로벌 확장성과 기술력에 장점이 있다.

순수 국산 서빙 로봇인 알지티의 ‘써봇’은 20대 공대생이 100% 토종 기술로 만들었다. 식당에서 쓸 수 있는 서빙 로봇을 제작해 2021년부터 양산해 판매 중이다.

지난 2일 서울 금천구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정호정(33) 알지티 대표는 “대학생 시절 고모를 도와 미국에서 대형 외식업 프랜차이즈를 운영했는데, 인력난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안이 없을까 생각했다”라며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 음식을 나르면 되겠다고 생각해 서빙 로봇을 만들게 됐다”라고 했다.

마트에서 상품 이동에 활용되는 알지티의 '써봇'./알지티 제공

정 대표는 “충남대 메카트로닉스공학과 재학 시절 자율주행로봇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 2016년부터 혼자 서빙 로봇 연구개발을 시작했다”라며 “2018년 알지티를 창업했고, 2020년 3세대 서빙 로봇인 써봇 개발에 성공,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라고 했다.

알지티는 로봇 글로벌 팀(Robot Global Team)의 약자로 다양한 국적의 임직원이 모여 세계 서비스 로봇을 대표하는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 대표는 “알지티에는 한국과 미국,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라며 “서빙 로봇은 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라고 했다.

알지티 써봇은 외식업장을 중심으로 주문부터 결제, 서빙, 퇴식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존 서빙 로봇이 서빙 기능만 탑재한 것과 달리 알지티 써봇은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정 대표는 알지티 써봇의 장점으로 ‘고성능 라이다(LiDAR) 센서를 통한 완벽에 가까운 자율회피주행 기능’을 꼽았다. 그는 “라이다 센서는 사람의 눈과 똑같아 유리 같은 투명한 물건이나 조명의 반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라며 “알지티는 라이다 센서의 취약점을 개선한 특허를 출원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자율회피주행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했다.

알지티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서빙 로봇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렌털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정 대표는 “중국산 서빙 로봇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천장에 마커를 달아 적외선 레이저를 쏘는 방식으로 서빙하는 만큼 회피 주행과 정확한 위치 조정에 한계가 있다”라며 “써봇은 유지 보수를 포함한 50만~60만원대 요금제부터 출장 서비스를 제외한 월 30만원대 요금제 등 다양한 상품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라고 했다.

정 대표는 100% 국내 기술을 활용해 서빙 로봇을 개발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알지티는 국내에 회사가 있고 국내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애프터서비스(A/S)나 제품 업그레이드 등에서 더 빠르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라며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출시한 4단 트레이 적용 네모형 써봇이 대표적인 사례다”라고 했다.

서빙을 넘어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겠다는 게 정 대표의 목표다. 정 대표는 “현재는 외식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빙 로봇을 만들고 있지만 써봇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당장 올해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 수출에 집중하고, 하반기 투자를 유치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라고 했다.